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연초부터 무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일부 종목은 무상증자 결정 후 주가가 급등락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상증자 릴레이…"단기 상승 그칠 수도"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 이날까지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총 12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곳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고금리 지속으로 증시가 급락한 2022년 12월에 비해 지난해 12월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및 주가 부양책의 일환으로 무상증자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최근 무상증자를 결정한 업체 중 다수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주가가 떨어진 반도체 소재·장비·부품(소부장) 업체와 바이오 업체였다. 12개사 중 시노펙스, 티이엠씨, 제우스, 펨트론 등 4개가 소부장 업체였고 바이오 업체 중에서는 엔케이맥스, 하이텍팜, JW신약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주가 흐름은 업체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7일 14 대 1 무상증자를 결정한 소룩스는 증자를 결정 이후 이날까지 주가가 244.1% 뛰었다. 이날 소룩스는 장 시작 직후 주가가 25% 넘게 올랐지만 장 마감 전 급락해 1.6% 상승에 그쳤다. 무상증자 외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하자 한국거래소는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했고 지난 3일 거래가 정지됐다. 이달 2일 무상증자를 결정한 제우스는 이날까지 9.9% 상승하며 코스닥 약세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전날 무상증자를 결정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오히려 주가가 이날까지 1.8% 하락했다. 하이텍팜은 무상증자 발표 당일인 지난달 11일 4.6% 반짝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후 12일부터 이날까지 3.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무상증자를 결정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통상적으로 무상증자는 회사의 잉여현금이 많아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주가 부양을 위한 무상증자는 ‘반짝 상승’ 후 급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