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사용자 맞춤형 가전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컨트롤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개념이 나온 것은 10년도 더 됐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수많은 전자업체가 이 목표를 위해 돈을 쏟아부었지만, 관련 시장은 잘 열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2024년이 스마트홈 시장이 열리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 가전이 올해부터 쏟아지기 때문이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고메 AI’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오븐에 장착한 카메라를 활용해 조리를 돕는 기능이 담긴 제품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AI를 가정용 전기식 식품가공기, 전기기계식 요리기기, 가정용 가사도우미 로봇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가전용 AI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최근 출원한 상표 ‘AI 허브(Hub)’는 세탁기와 청소기, 냉장고, TV 등 삼성의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시스템에 붙일 것으로 알려졌다. 냉장고 식재료를 관리하는 기능인 ‘AI 비전 인사이드’ 등도 상표로 등록했다.

최근 출시되는 온디바이스 AI 가전의 특징으로는 개인의 사용 패턴을 반영하는 맞춤형 기능이 꼽힌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의 앱을 지우고 깔듯 필요에 따라 기능을 추가하고 없애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공개했다. 예를 들어 반려견을 키우는 소비자라면 여러 번 헹궈 강아지 털을 깨끗이 제거하는 세탁 코스를 별도로 추가할 수 있다.

오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는 온디바이스 AI 가전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이란 주제로 AI 전략을 발표한다. AI 로봇청소기, AI 냉장고 등이 처음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냉장고, 인덕션을 소프트웨어로 연결하고 AI 기반으로 조작하는 ‘푸드 생태계’도 선보일 것이 유력하다. LG전자도 고도화한 AI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내놓는다. 가사도우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와 AI 기반 프로세서를 적용한 2024년형 QNED TV 공개를 예고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