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 응실리 주민들 힘 모아…이장 "자랑할 만한 일 아냐" 인터뷰 손사래
화마로 잃은 촌로의 집, 이웃사랑으로 다시 서다
충북 단양군 토박이인 이모(82) 씨는 새 보금자리를 얻게 된 기쁨과 고마움으로 가슴이 설렌다.

지난해 10월 원인 모를 화재로 집이 모두 불타면서 삶의 터전을 잃은 지 3개월도 안 돼 주변의 도움으로 새집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3일 단양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7시 58분께 매포읍 응실리 마을의 이 씨 집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났다.

이 불로 면적 79㎡의 주택과 창고가 전소됐다.

다행히 이 씨는 재빨리 집을 빠져나와 무사했다.

오랫동안 홀로 살아온 집을 잃은 이 씨가 황망해 할 틈도 없이 주변 사람들이 신속히 움직였다.

단양군과 매포읍은 긴급 생활지원과 함께 청소 차량, 트럭,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화재 잔해를 처리했다.

마을 주민들도 조열형(65) 이장이 중심이 돼 힘을 모았다.

새집을 짓기로 마음먹은 조 이장은 주변의 레미콘, 전기, 자재 등 공사업자들에게 연락하고 자원봉사자들을 규합했다.

건축허가부터 부지 정리, 설계에 이어 일사천리로 건축이 진행됐다.

건축 비용은 이 씨의 자녀가 일부 부담하고 주변에서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줬다고 한다.

공사업자들도 무상 또는 실비로 공사를 담당하면서 힘을 보탰다.

그 결과, 52㎡ 규모의 아담한 주택이 완공을 앞두게 됐다.

그간 경기도의 아들 집에서 머물던 이 씨는 이달 중순께 새집에 입주할 예정이다.

앞서 조 이장은 지난 2022년 11월 마을 주민의 집이 화재로 전소됐을 때도 성금을 모금하고 자원봉사자를 모아 새집을 마련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이장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읍사무소에서 언론에 알리겠다고 해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하고 싶어서 했을 뿐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