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팬데믹 전보다 38%↑…애틀랜타·앨라배마 등 활기
산업 격변·주거 및 육아·일-생활 균형 찾기 등이 원인 작용
팬데믹이 부른 '스타트업 붐'…실리콘밸리 벗어나 확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출신인 마이클 데이비스는 경력 대부분을 뉴욕과 시애틀의 비즈니스 전략 및 기술 스타트업에서 보냈다.

그러나 시애틀의 높은 부동산 가격 때문에 주택 소유가 쉽지 않았고, 2021년 초 아내와 함께 주택 비용이 절반 수준인 애틀랜타로 돌아왔다.

시애틀의 친구 약 30명도 팬데믹 시작 이후 애틀랜타로 이사했다.

데이비스는 지역 오프라인 기업에 자금 조달과 전략적 지원을 제공하는 회사를 약 6개월 전 공동으로 설립했고, 레스토랑, 커피숍, 의료, 애완동물 서비스, 피트니스 등 다른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시애틀에 있었다면 창업을 위해 고소득의 마이크로소프트 일자리를 그만뒀을지 의문이라며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처럼 엄청난 생활비가 드는 곳에서 벗어났을 때 리스크를 안고 스타트업 도전도 쉽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의 스타트업 붐이 실리콘밸리를 넘어 애틀랜타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약 160만 개의 신규 업체가 사업에 나섰다.

사업자등록번호 발급 기준이다.

이는 팬데믹 이전 해에 비해 38% 증가한 것이며 집계가 시작된 2005년 이후 가장 많다.

이런 흐름의 원인이 확실하지 않지만, 팬데믹 초기 더 유연한 일정, 전체 산업의 격변, 육아 어려움, 주택 가격 급등, 일과 생활의 균형 찾기 등이 많은 급여 생활자를 창업으로 이끌었을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런 흐름의 단서 중 하나는 통상 스타트업이 번성하지 않았던 곳에서 강력한 성장을 보인다는 점이다.

조지아주에서는 2023년 첫 11개월 동안 신규 사업자등록번호 신청 건수가 2019년 첫 10개월보다 53.4% 증가했다.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경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1인 사업자를 포함한 신규 사업자등록 신청은 팬데믹 이전 3년보다 75% 더 많았다.

또 앨라배마주의 메트로 모바일 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127%, 뉴올리언스와 그 주변 카운티들에서는 59% 각각 증가했다.

반면 기존 스타트업 중심지 중 하나로 알려진 시애틀과 뉴욕시에서 각각 약 20%, 보스턴에서 13% 증가했을 뿐이다.

메릴랜드대학의 경제학자 존 할티웬거는 최근 수년 사이 창업 붐은 두 단계로 이뤄진 것으로 설명했다고 WSJ은 전했다.

2020년 중반 코로나19가 사람들을 시간상으로 여유롭게 하고 생활양식에도 큰 변화를 주면서 시작됐고, 잠깐 둔화 후 이듬해 다시 늘면서 미국 경제 상황의 핵심이었던 1990년대 활황기 수준에 접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스타트업이 새로운 일자리의 약 5분의 1을 차지했으며 생산성 향상의 중요한 견인차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