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까지 비약적 성장 일궈…2010년대 이후 생산 주춤·수출 하락세
노후 산단으로 활력 저하 우려…인력난·산업환경 변화 등 원인으로 꼽혀

[※ 편집자 주 = 1970년대 초 태동해 명실상부 국가경제를 견인한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올해 지정 50주년을 맞습니다.

창원국가산단은 생산·수출·고용에 날개를 달고 2000년대까지 눈부신 성장을 일궈냈지만, 2010년대부터 생산이 주춤하고 수출이 하락세에 접어드는 등 노후 산단으로 활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연합뉴스는 창원국가산단의 50년 발자취를 짚어보고 미래 50년 재도약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기사를 두 편으로 나눠 송고합니다.

]
[창원산단 50년] ① 국가경제 이끌던 기계공업의 요람…재도약 시동
과거 한국 기계공업의 요람으로 명성을 날린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올해 지정 50돌을 맞는다.

1974년 태동한 창원국가산단은 1970∼1980년대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수출 강화 정책과 맞물려 생산·수출·고용에 날개를 달았다.

2000년대까지 현직 또는 후보자 신분의 대통령 5명이 잇따라 창원국가산단을 찾은 점은 창원국가산단이 당시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던 위상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지역사회 안팎에서는 2010년대 들어 창원국가산단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노후 산단으로 서서히 활력을 잃고 있다고 우려한다.

경남 창원시 등 지자체와 유관기관은 창원국가산단이 미래 50년을 힘차게 이어갈 수 있도록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일 창원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에 따르면 창원국가산단은 1974년 4월 당시 건설부 고시로 현재의 두대동·외동·가음정동·남산동 일대가 산업기지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며 태동했다.

창원국가산단은 기계공업을 위시한 중화학공업 육성 및 수출 100억달러 달성이라는 1970년대 정부 목표 등과 맞물리며 성장을 거듭했다.

[창원산단 50년] ① 국가경제 이끌던 기계공업의 요람…재도약 시동
창원국가산단의 생산과 수출은 1979년 각각 4천506억원, 1억6천500만달러에서 1989년 5조237억원, 14억2천800만달러로, 1999년에는 16조5천74억원, 56억6천100만달러로 비약적인 성장을 일궜다.

입주기업은 1979년 121개사(고용 3만123명)에서 1999년 898개사(고용 7만500명)로 불어났다.

2000년에는 1천개사(고용 7만1천554명)를, 2010년에는 2천개사(고용 8만2천569명)를 넘겼다.

이들 기업은 기계와 전기전자·운송장비 등 업종을 주력으로 공작기계, 철도차량,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건설중장비 등을 생산한다.

2011년에는 생산 50조원을 돌파(55조4천49억원)했다.

창원국가산단의 태동 시기부터 2000년대까지는 박정희(조성 초기)·노태우(1988년)·김영삼(1993년)·김대중(1997년)·노무현(2004년) 등 당시 현직 또는 후보자 신분의 대통령 5명이 빠지지 않고 창원국가산단을 방문하거나 국가산단 관리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현 경남지역본부)를 찾았다.

이는 당대 국가경제를 견인하던 창원국가산단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2010년대부터 창원국가산단이 노후 산단으로 서서히 활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수출의 경우 2011년과 2012년 각각 233억7천100만달러와 239억6천700만달러로 기록해 사실상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세를 겪었다.

2018년과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 상륙한 2019년에는 각각 156억3천600만달러, 95억9천7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창원산단 50년] ① 국가경제 이끌던 기계공업의 요람…재도약 시동
2010년대 창원국가산단의 생산은 49조원과 58조원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2022년 기준 창원국가산단의 생산은 51조4천283억원, 수출은 154억7천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창원시 등은 창원국가산단의 이런 문제가 인력난, 글로벌 산업환경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연구환경도 취약하다 보니 기업 경쟁력 향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창원국가산단에서 만들어지는 생산품들은 중국 등에서 더 저렴한 인건비로 생산된다.

또 기존 산업용지도 포화상태에 이르러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첨단기업 유치 등 수평적 확장에는 애로가 있는 실정이다.

이윤석 창원산업진흥원 미래산업기획팀장은 "(2010년대 이후) 중국 경제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다 보니 같은 제조업 중심 우리나라에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고급화·첨단화 전략으로 가야 하는데 이런 인식이 늦었고, 창원의 경우 (입주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대부분 대기업 수주 중심으로 의존해 안정적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변화가 더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창원시는 노후화된 창원국가산단의 생산성 저하 등을 극복하고 미래 50년을 이끌어가기 위한 재도약 채비에 나섰다.

창원시 관계자는 "창원국가산단의 미래 50년 비전과 발전전략을 구체화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확정해 오는 4월로 예정된 50주년 기념행사 즈음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대내외적 산업환경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창원국가산단이 미래지향적 산단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산단 50년] ① 국가경제 이끌던 기계공업의 요람…재도약 시동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