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치료 도전…에스바이오메딕스 임상2상 돌입"
에스바이오메딕스가 국내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새로운 세포치료제(TED-A9)의 임상 2상 투약을 시작하면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세일 에스바이오메딕스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서 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해 최근 임상 2상 투여가 확정됐다”며 “이르면 상반기 중 임상 1·2a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뇌질환인 파킨슨병은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0년 6만 명 수준이었으나 10년 만에(2020년) 11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파킨슨병은 신경신호 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만드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발병한다. 움직임이 느려지고 자세가 불안정해지며 인지 기능도 저하된다. 시중에 나온 약 중엔 ‘레보도파’가 가장 널리 쓰인다. 하지만 투여 약물 중 1%만 뇌로 흡수되고, 장기투약 시 내성이 생기는 한계점이 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약물 전달의 한계가 있는 기존 방식 대신 뇌 속에 도파민을 만드는 세포를 넣는 방식을 택했다. TED-A9은 배아줄기세포로 만든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이식하면 도파민을 분비하는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한다. 그 뒤엔 도파민을 만든다. 강 대표는 “파킨슨병의 증세 악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완치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시킨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로 파킨슨병 치료에 나선 곳은 미국에 한 곳 더 있다. 이미 임상 2상에 진입해 임상개발 속도는 에스바이오메딕스보다 조금 빠르다. 세계에서 유일한 경쟁사다. 회사 측에 따르면 파킨슨병 모델 쥐(랫트) 시험에선 TED-A9이 더 빠르게 효능을 보였다. 경쟁사는 투약 후 5개월 만에 효과를 보인 반면 TED-A9으로 치료한 쥐는 2개월 만에 운동능력이 개선되는 효과를 나타냈다.

강 대표는 “세포치료제 생산 수율과 순도 면에서 우리가 앞선다”며 “이 때문에 더 빠른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오는 8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간 헬스케어에 정식 초청받아 기술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