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건설주 선별 투자해야…은행·증권 영향 제한적"
"태영건설發 PF 구조조정 본격화…신용경색 가능성 낮아"
삼성증권은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정상화로 가기 위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자·김재우·백재승·정민기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태영건설 워크아웃 영향' 보고서에서 "태영건설은 과중한 PF 보증으로 PF 리스크가 시공사로 전이되고 있음을 시사한 사례"라며 "20위권 내 시공사의 워크아웃 결정은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단순 차입금과 달리 PF 보증채무는 태영건설이 지급 보증을 한 형태(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 등)에 따라 PF 참여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며 "시공사가 한계 상황에 갈 경우, 지급 보증의 주체가 취약해지고 PF의 대주는 이전과 달리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므로 리스크가 확대된다"고 짚었다.

이어 "즉 해당 PF의 만기 연장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반영해 PF 시장은 불안해질 수 있으나, 연말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내년 1월부터 후행적으로 리스크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부동산 PF 시장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PF 안정성 저하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대주들도 PF 연체율 관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며, 만기 연장이 누적되면서 다수의 브릿지론은 사업성 훼손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의 학습효과로 정부의 정책 지원이 적시에 제공돼 충격이 장기화하거나 신용 경색을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업종별로는 은행과 증권업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으나 건설업에 대한 투자는 선별화 전략을 추구할 것을 권했다.

이들은 은행에 대해 "(태영건설이 은행에서 빌린) 단기 차입금의 경우 실질적인 충당금 규모를 산출하면 담보 유무 및 설정 규모, 외상 매출채권 여부 등이 고려돼야 하고 PF 대출의 경우 실제 사업장의 사업성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 유무 등에 따라 은행 손실 부담은 감소할 수 있다"고 짚었다.

증권사에 대해서도 "PF 시장 내에서 직접 대출을 실행하는 LP(출자자)의 역할보다는 건설사와 유사하게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채권을 발행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고, 이에 따라 9월 말 기준 전체 PF 대출금액 내 비중이 4.7%에 불과하다"며 "태영건설 PF 보증(2조7천억원) 대주단 내 비중 또한 타 업권 대비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설업에 대해서는 "현재 재무체력 대비 PF 지급 보증 규모가 큰 기업들 위주로 주가 투자심리 재악화 가능성이 있다"며 현금성 자산 대비 PF 지급 보증 규모가 크거나 지방 중심 분양물량이 많은 기업들을 배제하고 아예 주택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해외 수주 중심 건설사들을 선호한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