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中 규제에 허찔린 게임株…"조정은 저가 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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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신규 규제안. P2W 게임사 초점이란 분석

기존 게임株 영향 제한적, 내년 실적 상향 종목 주목
규제 최종안 내달 22일 결정 예정…주가 변동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의 고강도 온라인 게임 규제로 국내 게임주가 최근 조정받자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가에선 이번 중국 정부의 움직임을 두고 게임 콘텐츠나 산업 자체에 대한 비관적 태도가 아니란 점에 주목한다.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없으면서 내년 신작 출시 등으로 실적 상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라는 조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게임주로 구성된 'KRX 게임 TOP10 지수'는 지난 22일 중국 정부의 고강도 온라인 게임 규제 발표 직후 4.19% 하락한 638.14에 거래되고 있다. 이 지수는 크래프톤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 국내 증시에 상장한 게임주 10개 종목으로 이뤄진 테마 지수다.

앞서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는 게임 중독과 과도한 게임 시장 팽창을 막기 위한 '온라인 게임 관리 대책' 의견 초안을 내놨다. 게임 내 과금과 이용자에 대한 보상을 줄이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초안에 따르면 매일 접속하는 이용자나 신규 가입자, 연속 접속에 대한 보상으로 이용자를 유도하는 방식의 게임사 마케팅이 금지된다. 흔히 게임사들이 제공하는 '출석체크', '일일 퀘스트' 등 과금 이벤트를 하지 말란 의미다.

또 모든 온라인 게임은 사용자 일일 충전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단 이번 초안에선 한도 금액이 따로 발표되지 않았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 역시 과도한 결제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 추첨횟수와 확률을 합리적으로 설정, 온라인게임 이용자의 과도한 소비를 유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됐다.

이 규제가 시행될 경우 게임사의 주요 돈벌이 수단인 확률형 아이템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임 업체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상당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규제 초안을 두고 중국 안팎에서 논란이 거세지자 23일 중국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초안”이라며 “관련 부처와 기업, 이용자 등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NPAA는 오는 1월22일까지 최종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고강도 온라인 게임 규제 소식이 전해지자 게임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개인의 충전 한도를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상위 과금 유저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사에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별 충전 한도 설정 방법과 충전 한도의 적용 주기 등 세부 사항은 미정이지만 이 조항에 민감도가 높은 게임에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번에 중국 판호를 발급받아 내년 상반기 출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와 위메이드 '미르M'는 이번 규제의 방향성이 매출 추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게임주의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규제가 국내 게임사들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신규 규제안이 P2W(Pay to win·이기기 위해 돈을 쓰는 방식) 성향이 짙고, 확률형 수익모델이 과도한 기업들이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국 규제 이슈로 인한 과도한 주가 하락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구간에서 주식을 매수할 기회"라면서 "특히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크래프톤과 조이시티 두 개발사 모두 내년 상반기 유의미한 신작 공개를 앞둔 만큼 주가 급락 속 매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가 이번 규제안과 함께 40종의 판호 발급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판호가 추가 발급된 만큼 2024년 중국에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은 긍정적"이라며 "위메이드, 넷마블, 데브시스터즈, 엔씨소프트 등은 게임의 출시 일정이 구체화하는 시기에 우호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