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로에 멈춘 승용차 갓길로 유도…"아버지 같아 외면 못 해"
고속도로서 고장 차량 도와 대형 사고 막은 고속버스 기사
고속버스 기사가 고장으로 고속도로 한 가운데 멈춘 차량과 그 운전자를 도와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사고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제보 영상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2시께 강원 원주시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향 만종 졸음쉼터 2.2㎞ 전방 1차로에서 BMW 승용차가 비상등을 켠 채 위태롭게 정차해 있었다.

승객 수송을 마친 뒤 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를 거쳐 경남 사천시로 복귀하던 고속버스 기사 한겨레(33)씨는 점차 가까워지는 흰색 승용차를 보고 황급히 2차로로 차선을 바꿨다.

가드레일 너머로 한 남성이 서 있는 것을 본 한씨는 차량을 갓길에 멈춘 뒤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70대 남성으로 BMW 차주였으며 주행 중 포트홀을 밟아 바퀴와 타이어가 망가져 차량을 도로에 놔둔 채 피신한 뒤 보험회사에만 신고한 상황이었다.

한씨는 차를 도로에 방치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먼저 경찰 고속도로순찰대와 한국도로공사에 사고를 신고했다.

이어 뒤따르는 차량에 서행을 유도한 뒤 고속도로 1차로에 방치된 차량을 갓길로 옮겨 정차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씨는 곧 도착한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사천으로 향했다.

한씨는 27일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이 나 어르신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많은 차량이 당시 상황을 목격했지만, 누구 한 명 도와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씁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