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파벌 없는 쿠팡…동시 통역만 200명 달하는 '다국적 기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유통 공룡' 쿠팡 대해부
(4) 쿠팡의 내부 조직문화 들여다보니
경쟁사 직장 문화 섞일 우려에
한동안 마트·물류 경력 안 뽑아
"리더, 야근 아닌 결과로 말한다"
임직원 15계명 토대로 인재 선발
창업 13년 만에 '쿠팡 DNA' 안착
(4) 쿠팡의 내부 조직문화 들여다보니
경쟁사 직장 문화 섞일 우려에
한동안 마트·물류 경력 안 뽑아
"리더, 야근 아닌 결과로 말한다"
임직원 15계명 토대로 인재 선발
창업 13년 만에 '쿠팡 DNA' 안착

첫 번째는 ‘고객이 와우(Wow)를 외치도록 하라’다. 쿠팡의 존재 이유다. 나머지 14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가에 관한 내용이다. ‘리더는 전체 그림을 보고 오너처럼 결정한다’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단 하나의 전투에 집중한다’ ‘광적으로 단순화에 집착하라’ ‘리더는 야근이 아니라 결과로 말한다’ ‘지위가 아닌, 지식이 권위를 만든다’ 등이다.
ADVERTISEMENT
공채가 없는 조직

쿠팡이 공채를 하지 않는 건 파벌주의 등 한국식 조직 문화에 물들지 않기 위해서다. 쿠팡은 대부분의 직원을 15계명에 근거해 경력자로 채운다. 일반 직원은 네 번, 임원은 여섯 번의 면접을 거쳐야 한다.
면접당 인터뷰 시간은 1시간. 해당 분야에서 경쟁자에게 꿀리지 않는 ‘프로’라는 점을 납득시켜야 입사할 수 있다. 일단 조직에 들어온 이들은 오로지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 좋게 보면 철저한 일 중심의 조직이고, 부정적으로 보면 무한경쟁의 정글이다.
ADVERTISEMENT
누구나 회의 소집할 수 있어
기존 국내 기업들과의 또 하나 차이점은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다. 쿠팡은 2020년 코로나19 창궐 후 본격화한 화상 회의를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상당수 실리콘밸리 기업조차 직원들을 회사로 불러들이고 있다. 그런데도 쿠팡은 대외 커뮤니케이션 부문 등 일부 조직을 제외하고 여전히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삼는다.화상으로 이뤄지는 회의는 한국, 미국, 대만, 싱가포르 등을 연결해 하루에만 수백 건 열린다. 회의 소집은 직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 소집 기준은 안건의 중요성과 긴급성이다. 쿠팡 전직 임원은 “과장급에 해당하는 연차의 직원이 회의를 소집하더라도 필요하다면 다른 부서 임원들도 화상 회의에 들어와야 한다”며 “이때 회의 참가자들은 각자가 어떤 직급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오로지 회의 안건만 놓고 협의하고 논쟁한다”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C레벨 네 명 중 세 명이 외국 국적자
외국 국적 임직원들이 소통에 어려움 없이 근무하는 것도 특징이다. 김범석 대표, 강한승 한국 쿠팡 대표, 거라브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 해럴드 로저스 최고행정책임자(CAO) 네 명의 C레벨 중 강 대표를 제외한 3명이 외국 국적자다.쿠팡은 한국 본사를 포함해 상하이, 베이징, 홍콩, 시애틀, 도쿄, 싱가포르 등 전 세계 10개 도시에 오피스를 두고 다국적 인재를 뽑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인도, 중국, 대만, 스위스, 베트남, 미얀마 등 국적도 다양하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출신도 수두룩하다. 외국인이 워낙 많다 보니 쿠팡에서 상시 근무하는 동시 통역자만 150~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