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中 재진출 신호탄"…中, 내수 부진·美 규제 이중고 타개책 관측

중국 항공사가 4년 만에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여객기 인도에 나섰다고 싱가포르의 연합조보 등 중화권 매체가 22일 보도했다.

중국 항공사, 4년 만에 보잉 여객기 인도…美에 화해 제스처?
연합조보는 이날 항공기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 레이더24'를 인용, 중국 지상(吉祥)항공사에 인도될 보잉 787-9 드림라이너가 21일 오전 11시 24분(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출발했으며 22일 오후 상하이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잉 항공기가 중국에 인도되는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또 다른 보잉 787기가 중국 동방항공에 인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대로라면 보잉 787기의 인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보잉의 중국 진출 재개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우주 전문매체 에어커런트도 이날 중국 민용항공국(CCAC)이 보잉 737 맥스 항공기의 중국 인도를 준비하도록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승인하면 737 맥스의 중국 재진출이 최종 확정된다고 전했다.

중국은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항공사, 2019년 3월 에티오피아 항공사의 737 맥스 항공기의 잇따른 추락 사고로 346명이 사망하자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 기종의 자국 내 운항을 금지했다.

게다가 미중 간 외교 및 통상 갈등이 고조되면서 737 맥스 기종은 중국 항공사 신규 주문에서 배제돼왔다.

중국 항공당국은 올해 1월 4년 만에 보잉 737 맥스 기종 운항 재개를 허용했으나 중국 항공사들의 이 기종 신규 주문은 2017년 이후 '보이콧' 상태가 유지돼왔다.

그러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이후 6년여 만에 미국을 방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당시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 계기에 중국이 737 맥스 구매를 약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 방미 기간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금과 같은 흐름대로라면 머잖아 보잉 항공기의 중국 수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보잉의 재고 787 항공기 60대 중 12대가 중국 항공사 몫이고, 737 맥스 85대도 중국 수출용으로 준비돼 있다며 중국 진출이 재개되면 보잉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보잉 항공기 구매 보이콧 해제는 내수 부진과 미국 등 서방의 자국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 규제라는 이중고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에 보내는 화해 제스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