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충남 당진서 발생…곰 탈출 사고, '연례행사'처럼 반복
사육 곰 탈출사고 재발에 환경부, 농가 안전실태 전수 조사
곰 사육 농가에서 곰 탈출 사고가 재발한 것과 관련해 환경부가 전수 조사를 실시한다.

환경부는 곰 사육 농가 안전관리 실태를 전수 조사한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7일 충남 당진시 곰 사육 농가에서 곰 한 마리가 탈출했다가, 탈출 1시간 40여분 만에 엽사에게 사살됐다.

탈출 사고가 발생한 농가는 시설이 노후하고 열악해 올해 환경부에서 보수비를 지원받은 9개 농가 중 한 곳이었다.

결국 농가 시설을 보완하는 것만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곰 사육 농가 시설 보수비 지원은 올해 긴급히 이뤄진 것으로, 내년분 예산은 편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와 농가들은 지난해 1월 2025년까지 곰 사육을 종식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농가에서 사육되는 곰들은 2026년부터 전남 구례군과 충남 서천군 보호시설로 옮겨져 보호될 예정이다.

곰 사육 종식을 위한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된 상태로, 9월 26일 환경노동위원회 문턱을 넘은 뒤 현재 법제사법위원회 체계 자구 심사를 앞두고 있다.

환경부는 연내 법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곰 탈출 사고는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작년 12월엔 울산 울주군 농가에서 탈출한 곰이 사람을 공격해 인명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농가는 사육시설로 등록되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에도 환경부는 전수 조사를 대책으로 내놓은 바 있다.

2021년 11월엔 경기 용인시 농가에서 곰 5마리가 집단 탈출했다.

사고가 반복되면서 곰 사육 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법 제정 이전에라도 곰들을 농가에서 보호시설로 신속히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최근 용인시 한 민간 전시·관람시설에서 사육을 포기한 곰 4마리가 제주 서귀포시 자연생태공원으로 옮겨져 보호받기 시작했다.

곰 사육 종식 합의 후 농가에서 사육하던 곰을 보호시설로 옮긴 첫 사례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사육 곰 고통을 외면하며 책임을 회피해온 환경부의 그동안 잘못과 비교해 긍정적인 행보"라면서 "웅담 채취용 사육 곰 보호에도 더 적극적이길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현재 사육용(웅담 채취용) 곰은 18개 농가에 289마리가 있다.

동물원이나 연구기관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전시시설에 있는 전시·관람용 곰은 38마리(3개 시설)이다.

곰 사육 농가 농장주 대부분은 영세하고 연로해 사육을 그만하길 원하는 상태라고 환경부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