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사진=조민 인스타그램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사진=조민 인스타그램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들이 조 전 장관에 대해 살갑지 않고 무뚝뚝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18일 서울고법 형사 13부(김우수·김진하·이인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공판기일에 휠체어를 탄 채 증언대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12개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은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 형, 정 전 교수는 징역 1년 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정 전 교수는 "저희 가족은 다 잃었고 다 내려놓았다"며 "아들이 학교 폭력을 당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유학 등으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늘 마음속에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다"고 눈물을 흘렸다.

1심에서 허위로 인정된 아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에 대해 정 전 교수는 "아들을 아빠 연구실 한쪽 구석에 앉히면 잡생각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고 인턴십 결과물도 있었다"며 "내가 담당 교수에게 발급 요청을 해 직접 받아왔으며 남편은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조 전 장관의 무죄를 주장했다.

정 전 교수는 남편의 무관심을 강조했다. 그는 "(내 남편은) 한국 남자 중 아이들 교육에 가장 관심 없는 아빠 중 하나로 부산 남자라 대화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원칙주의자로 부탁이 아닌 제가 거의 협박을 해야만 도와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는 조 전 장관이 자녀 입시 비리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부인의 발언을 듣고 있던 조 전 장관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앞서 딸 조민씨도 지난 9월 발간한 자신의 에세이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에서 부친을 무뚝뚝한 경상도, 부산 남자의 전형이라고 묘사한 바 있다. 조씨는 "딸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버지는 참 좋은 사람, 좋은 아빠다"라면서도 "나는 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남자친구로 만나고 싶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부산 출신이라 그런지 무뚝뚝한 성격에 소소한 대화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게 검찰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3부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과 벌금 1200만원을 선고하고 600만원 추징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1심 구형량과 같다. 또 검찰은 함께 기소된 정 전 교수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