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왼쪽),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왼쪽),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진보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민주당을 탈출해 국민의힘 오시길 바란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안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전날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것을 언급하면서 "이낙연 대표님은 평생을 민주주의를 지켜오고 바른 삶을 살며 언행이 신중한 분으로 현재의 위선에 가득 찬 민주당과 맞지 않는 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에서 나오는 분들은 두 부류다. 한 부류는 송영길, 김남국, 윤관석, 이성만 등 돈 관련 사건으로 나온 사람들인데 유유상종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며 "이상민, 양향자, 조정훈, 금태섭 의원같이 '이재명과 개딸들' 독재 정당에서 탈출하신 분들이 또 한 부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상민 의원 등은) '까마귀 노는 데 백로야 가지 마'라는 말이 어울리는 분들"이라며 "이낙연 대표님은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고자 하시지만, 형제처럼 고난을 함께해온 분들도 내년 총선 당선 때문에 뜻을 함께하지 않을 것 같다. 국민의힘에 오셔서 큰 뜻을 함께해주시길 바란다. 저도 동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이낙연 전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이낙연 전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시작으로 진보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힌 뒤 연일 창당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SBS '편상욱의 뉴스 브리핑'에서 '신당 창당 진짜로 할 건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해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채널A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반발이 거세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진보 진영이 연대해야 하는데,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분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이광재 전 의원은 지난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총선에서 우리가 힘을 모아 함께 싸우고 승리해야 하는데 갑자기 신당 얘기를 하니 너무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분 없는 창당은 이 전 대표의 헛된 정치적 욕망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비주류를 비롯한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이 전 대표를 직접 만나는 '통합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이 전 대표 신당 창당에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혁신과 통합은 당 지도부의 역할이고 이재명 대표의 책임"이라며 "분열의 상징이 될 신당 추진을 비판하지만, 분열의 과정을 손 놓고 지켜만 보는 지도부의 수수방관 태도도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도 이 전 대표 집이라도 찾아가서 툭 터놓고 창당을 만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