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엔텍 “내년 초 유럽 지사 설립…매출 다변화 본격 시동”
“내년 초 독일에 유럽 지사를 설립해 현장진단 의료기기의 공급을 확대하고,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플랫폼과 혈액제제 분석 제품 등으로 매출을 다변화하겠습니다.”

최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만난 정찬일 나노엔텍 대표는 “유럽 지사 설립을 위해 기존에 협력해왔던 독일 딜러(판매상)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럽에 물류 기지를 확보함으로써 이를 전진기지 삼아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제품 공급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엔텍은 의료용 체외진단기기와 생명과학(LS) 실험기기를 개발 및 제조하는 기업이다. 핵심 기술은 ‘랩온어칩(Lab-On-a-Chip)’이다. 실험실에서 시료의 전처리, 반응, 분리, 검출 등 여러 단계의 시험 과정이 한 개의 칩 위에서 가능하도록 구현한 기술이다.

랩온어칩 기술을 기반으로 체외진단부문에선 현장진단(POCT) 의료기기를, LS부문에선 세포실험을 위한 연구기기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POCT 의료기기인 ‘프렌드 시스템(FREND System)’은 갑상선, 전립선, 비타민D, 심혈관 등 20여개 항목에 대해 검사가 가능하다. 이 중 5개 항목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정 대표는 “현재 미국, 독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프렌드를 공급하고 있다”며 “향후 중동과 남미로 시장을 확대하고, 진단 항목의 범위도 3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명과학 부문의 CGT 플랫폼은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을 대체할 새로운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 성장하고 있다. 나노엔텍은 세포 계수기부터 세포치료제 연구, 개발, 생산, 품질관리 등 전 단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아담(ADAM)’, ‘이브(EVE)’ 시리즈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정 대표는 “나노엔텍의 CGT 플랫폼은 48개 샘플을 읽는데 3분이 채 걸리지 않아, 기존 제품이 20~30분 걸리는 데 비해 분석 시간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며 “속도전에 가까운 세포치료제 개발에서 분석 시간을 단축하고 높은 정확도를 갖춘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급급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나노엔텍은 국내외 세포치료제 주요 기업에 CGT 플랫폼 공급을 본격화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의 주요 대학과 세포 관련 기업 및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며 매출처를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의 생명과학 부문 장비 및 소모품 매출은 2020년 84억2500만원, 2021년 84억1900만원에서 지난해 111억6100만원으로 늘었다. 대용량 자동세포계수기 ‘이브-HT’의 출시 및 유럽 진출에 따라서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 감소로 체외진단 소모품 매출은 2021년 233억9200만원에서 지난해 211억400만원으로 감소했지만, 이를 CGT 플랫폼 매출이 대체했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나노엔텍은 혈액제제 분석 부문에서 잔존 백혈구 소형 자동계수기를 미국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미국 적십자, 미 군병원 및 사설 혈액원 200여곳에 잔존백혈구 분석 장비 ‘아담-rWBC’를 공급 중이다. 정 대표는 “미국에서 관련 인허가 제품 중 경쟁제품이 없어 독점적으로 공급 중”이라며 “줄기세포 자동계수기(ADAM2-CD34) 역시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의 급증에 따른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노엔텍은 제품 개발부터 생산, 글로벌 판매까지 직접 수행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법인보험대리점(GA)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의 자회사 에이플러스라이프에 피인수 과정에서도 나노엔텍이 생산을 내재화하고 전체 매출의 96% 이상을 수출에서 내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나노엔텍은 에이플러스그룹에서 보험 판매 등 자산케어, 상조 및 요양 등 실버케어, 건강관리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하는 계열사인 AAI헬스케어와 동반 상승(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08시27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