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  /사진=한경DB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 /사진=한경DB
일명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며 개인 투자자들의 경제 멘토로 떠올랐던 박순혁 작가(전 금양 이사)가 정치 도전을 선언했다. 박 작가는 '금융 개혁'을 아젠다로 하는 비례 정당을 만들어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작가는 18일 정치 도전 선언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공매도 제도 개선안에 대해 "집권 여당이 공매도 제도 개혁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않는 상태"라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부가 공매도 '전면' 금지를 발표하면서, 시장조성자를 제외한 건 공매도 전면 금지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 제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이들을 제외한 공매도 전면 금지는 투자자를 적절하게 보호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작가는 최근 무차입 공매도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행위가 실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전산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여당의 공매도 제도 개선 작업을 더 지켜보지 않고 직접 정치에 뛰어들게 된 이유에 대해 "공매도 제도 개혁의 동력을 얻기 위해 정치권에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이 된다면 "금융 제도를 선진화는 게 가장 우선"이라며 "잘못된 제도를 고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작가는 내년 1월 초를 목표로 금융개혁 신당 창당 준비위원회를 정식 발족할 예정이다. 내년 총선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전국에서 300만 넘게 득표해 비례 의원 5명 이상을 국회에 진출시킨다는 게 목표다. 박 작가는 비례대표 후보 2번을 받아 정치에 뛰어들었다.

신당은 독일의 '녹색당'을 모델로 한다. 그는 "독일 녹색당은 '환경' 아젠다를 가지고 비례 정당으로 활동하며 중간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독일이 환경 선진국으로 변모하게 했다"며 "우리도 금융 개혁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금융 개혁의 편에 서는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작가와 공동대표를 맡는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시민위원회'를 맡아 운영하며 낙천·낙선 운동도 전개할 예정이다. 박 작가는 "공매도 관련해 국민을 우롱하는 법안을 통과하는 데 앞장섰던 의원들이 낙선 운동의 대상"이라며 "그런 의원들을 고발하고 낙천·낙선 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