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센터 실태조사…"노동기본권 보장해야"
전주 외국인 유학생 40% "반말·사생활 질문 등 알바 차별 경험"
전북 전주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40%가량은 아르바이트 중 차별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전주시 비정규직 노동자지원센터가 발표한 '전주지역 유학생 노동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유학생 200명 중 40.5%인 81명이 '일을 구하는 과정에서 차별받거나 불편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사업주나 손님으로부터 반말이나 기분 나쁜 시선 등 고압적 언어와 태도(58명), 언어 차별(48명), 지나친 사생활 질문(36), 피부색 등 인종 차별(22명), 성차별 및 외모 차별(19명) 등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17명), 베트남(18명), 미얀마(14명) 등 상대적으로 한국인과 외모 차이가 뚜렷한 국가의 유학생들이 차별 경험이 더 높았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아르바이트 목적에 대해서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라고 응답한 유학생이 162명(복수 응답)으로 가장 많았고 학비(117명), 여가생활(44명), 자기 계발(40명) 등 순이었다.

노동조건에 관한 질문에는 62.8%(125명)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시간당 최저임금 9천620원 미만을 받고 있다는 응답도 33.8%(68명)였다.

임금 체불을 겪은 유학생도 있었다.

응답자의 23.1%(46명)가 임금체불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 중 18명은 대응 방법을 모르거나 불이익을 받을까 봐 두려워서 대응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유기만 이 센터 정책국장은 "유학생의 정체성은 학생이지만, 유학생 대부분은 경제 활동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인구감소가 심각한 전북도는 지자체와 지방대학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유학생 유치가 중요한 과제가 된 만큼 이들이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열악한 노동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센터는 사전 면접조사를 바탕으로 지난 9월 6일부터 약 보름간 유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구직 상황과 생활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센터에 따르면 현재 전주에서 거주하는 유학생은 3천622명으로 이들은 전북대(1천630명), 전북대 어학당(177명), 전주비전대(651명), 전주대(628명), 전주기전대(576명) 등에 재학 중이다.

유학생들의 국가별 비율은 베트남이 37.4%(1천368명)로 가장 많았고 중국 31.3%(1천145명), 몽골 6.4%(233명), 우즈베키스탄 6.1%(225명), 미얀마 5.8%(212명), 방글라데시 2.8%(101명), 인도 1.5%(55명) 등 순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