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수 감소 등으로 유영 장면 촬영 드물어…"보호 의식 확산해야"

남방큰돌고래와 같이 제주 바다에 살지만, 상대적으로 보기 힘든 푸른바다거북이 헤엄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15일 제주자연의벗에 따르면 스쿠버단체인 '물고기반'은 지난 10일 서귀포시 섶섬 인근 바닷속에서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되는 푸른바다거북이 유영하는 모습을 수중 카메라로 촬영했다.

푸른바다거북을 촬영한 물고기반의 박충훈 강사는 "수중 촬영 장비를 챙기고 섶섬 인근 바닷속으로 들어갔는데, 푸른바다거북이 물고기 사이를 유유히 헤엄쳐 가는 모습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며 "다른 물고기와 어울려 여유롭게 바닷속을 헤엄치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다"고 말했다.

박 강사는 해마다 400∼500차례 서귀포시 섶섬·문섬·범섬 인근 바다에서 전문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있다.

박 강사는 "스쿠버다이빙하다 보면 1년에 5∼6차례 정도 푸른바다거북을 보게 된다"며 "하지만 이같이 가까이서 마주해 촬영하는 일은 드문 경험"이라고 말했다.

제주 바다 평화롭게 유영하는 멸종위기 푸른바다거북 확인
제주자연의벗에 의하면 바다거북 산란 흔적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중문색달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 단 4차례 발견된 바 있다.

하지만 2007년 이후부터는 산란 흔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해녀들이 바다에서 물질 중 바다거북을 가끔 봤다는 목격담이 있고 해경 등에 의해 육상에서 사체가 발견된 적도 있지만, 실제로 살아있는 푸른바다거북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양수남 제주자연의벗 사무처장은 "남방큰돌고래는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수월한 편이나 푸른바다거북은 수면 위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바다거북이 실제 서식하는지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최근 서식지 훼손과 환경오염 등으로 바다거북의 개체 수도 크게 줄고 있다.

바다거북의 산란 시기인 여름철 주 산란지인 중문색달해변에 많은 피서객이 밤낮으로 몰려들면서 산란지가 훼손된다는 지적도 많다.

바다거북은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되고 있다.

제주 바다 평화롭게 유영하는 멸종위기 푸른바다거북 확인
우리나라에는 바다거북 5종(붉은바다거북, 푸른바다거북, 장수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올리브바다거북)이 서식하고 있다.

바다거북은 지구온난화, 해양오염과 개발, 쓰레기 문제에 민감해 개체 수 변화에 따라 환경 훼손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환경지표 종으로 꼽힌다.

양 사무처장은 "국가적으로 보호에 나서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못지않게 중요한 바다거북에 대한 인식과 보호 의식이 확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 바다 평화롭게 유영하는 멸종위기 푸른바다거북 확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