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예고하며 "공격적 인상 끝났다는 명확한 신호 보내"
3회 연속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3월 인하 확률 78%로 급등
연준, 시장 기대 부응 '정책전환 신호탄'…내년 3월 인하 급부상
시장이 고대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향한 정책 전환이 더욱 뚜렷해졌다.

연준이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3회 연속 동결을 선택하고 내년에 일련의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공격적인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연준은 치솟는 물가를 잡겠다며 지난해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11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를 5.25~5.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현 금리 수준은 2001년 이후 최고치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중간값 추정치(median estimate)를 기준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주목해 보는 인플레이션과 고용과 관련해 이들 리스크가 이제는 좀 더 나은 균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압력 재발 시 다시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는 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향해 계속 하락하는 만큼 이제 금리 인하 시점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가까운 미래의 금리 인하와 관련해 파월 의장이 특별한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덩달아 연준이 인하 쪽으로 정책을 전환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시장에서는 국채금리가 급락하고 주가가 급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내년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하다는 쪽에 더 무게를 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뉴욕 증시 마감 무렵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내년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확률을 78.3%로 반영했다.

FOMC 결과 발표 직전에는 절반에 못 미치는 46.7%였다.

또 내년 5월 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보다 낮게 가져갈 확률이 97.5%로 반영되면서, 내년 5월 이전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파월 의장과 FOMC 위원들이 더 신속하고 큰 폭의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에 굳이 등을 돌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연준의 분기별 전망에 따르면 내년에 0.75%포인트 인하를 예상해 0.25%포인트씩 3회 인하를 시사했는데, 이는 지난 9월 전망 때보다 더 빠른 인하 속도다.

또 내년 말 금리에 대한 평균 기대치는 4.6%로 기존 5.1%에서 크게 낮춰잡았지만, FOMC 위원별로 기대치는 다양했다.

FOMC 위원 19명 중 3회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6명이다.

이보다 적은 인하를 내다본 위원은 8명, 3회보다 많은 인하를 예상한 이는 5명이었다.

폭이 어떻든 모두 인하 쪽에 손을 들어준 셈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파월 의장은 위원들의 전망이 미리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이번 회의에서 적절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논의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연준은 또 회의 후 성명에서 지난 11월 회의 때와는 다른 일부 내용을 수정해 기조의 변화를 부각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예컨대 연준은 "어떤 추가적인 정책 강화(any additional policy firming)"가 적절한지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와 전개 상황을 모니터하겠다고 밝혔는데, "어떤(any)"이란 단어는 이전 성명 때는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FOMC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평가(market pricing)를 지지한다는 놀라운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연준의 이번 경제전망요약(SEP)은 연착륙 시나리오를 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로이터통신도 연준이 지난해 40년 사이 최고치로 치솟은 인플레이션과 싸워왔고 승리 선언을 꺼려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업데이트된 추정과 파월 의장의 어조는 주목할 만한 변화를 나타낸다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