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지도체제 변화 맞은 국민의힘…조기 선대위 꾸려질까
13일 김기현 대표(사진)의 사퇴로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만 네 번째 지도체제 변화를 앞두게 됐다.

지난해 7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로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았다. 2개월 뒤 문자메시지 유출 사태 등으로 직무대행을 내려놓으며 9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올해 3월 전당대회를 통해 김 대표가 선출되며 정상화됐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다시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일단 김 대표가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안정시켜 줄 것”을 당부한만큼 한동안은 윤 원내대표가 당 대표직을 대행할 전망이다. 김 대표 혼자 물러난다면 당헌·당규상의 ‘비상상황’에 해당하지 않는만큼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수 있다. 다만 당 대표가 사퇴하면 다른 지도부도 함께 물러나는 것이 통례였다는 점이 문제다. 김병민 조수진 김가람 장예찬 등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사퇴하면 비상상황이 돼 지도체제는 비대위로 전환된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혁신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한다는 점에서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다만 총선까지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다. 새로 비대위를 구성할 때까지 보름 안팎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총선을 앞두고 적지 않은 시간의 당 지도부 공백을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윤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당의 무게중심을 공천관리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로 옮겨가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천과 관련된 업무는 공관위가 전적으로 결정하고 윤 원내대표는 이를 추인하기만 하면 된다. 선대위가 꾸려진 이후에는 당이 선대위를 중심으로 운영되게 된다. 갈등을 조율하는 데 능한 윤 원내대표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공관위 등의 출범까지 당을 무리 없이 이끌 것이라는 평가도 중요한 이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대위가 출범하면 사실상 선대위가 지도부 역할을 하게 된다”며 “선대위 조기 출범이 불가피한 점을 감안하면 길어야 1~2개월만 윤 원내대표가 역할을 해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