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말라 등 상점가 휴점…팔레스타인 주민 거리시위 동참
"가자지구 위해 문닫습니다" 서안지구부터 레바논까지 연대파업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며 가게, 학교, 공공기관 등의 문을 닫고 '일일 파업'을 벌였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등에서 이들 주민은 가자지구와 연대를 표명하며 이날 하루 파업을 선언하고 업무를 중단했다.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행정수도인 라말라의 한 광장에서는 시위대가 집결해 휴전을 촉구하고 거리 행진을 이어갔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이들 시위대는 굳게 문이 닫힌 상점가를 행진하며 '어린이 폭격을 중단하라' '이스라엘 전쟁범죄 규탄' '미국은 중동에서 떠나라' 등의 팻말을 내걸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다.

어린 자녀를 목말을 태운 채 시위에 나선 가족들도 있었다.

국경을 맞댄 레바논과 요르단에서도 각각 팔레스타인 주민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에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뜻에서 연대 파업을 벌였다.

이에 따라 레바논 공공기관, 은행, 학교가 정부 방침에 따라 파업에 동참했고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도 식당과 가게가 문을 닫아 주요 도로가 한산했다.

요르단 가게에는 '가자를 위해 파업합니다' '가자 휴전, 학살 중단' 등의 문구를 내걸었으며 일부는 "밤낮으로 피흘리는 이들을 위해 우리는 이렇게라도 하겠다.

가자 주민을 위해 불의에 맞서자"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서쪽에서도 팔레스타인에서 건너간 주민들이 연대 파업에 나서면서 자영업 위주로 문을 닫았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기습으로 이스라엘이 '피의 보복'을 선언하고 가자지구에서 시가전까지 이어가면서 두달여 만에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1만8천2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들 사망자 중 대다수가 어린이와 여성으로 추정되면서 국제사회가 휴전을 촉구하고 있지만 지난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반대로 휴전 촉구 결의안이 부결되면서 아랍권 분노를 부채질했다.

라말라에서 이날 파업에 동참한 한 주민은 "오늘 파업은 가자와 연대를 표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미국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여파로 장사가 안돼 생활고가 극심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파업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한 남성은 "파업의 취지를 알지만 집에 한살짜리 아기가 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전쟁 이후로 장사를 할 수가 없었다"면서 "너무나 처참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위해 문닫습니다" 서안지구부터 레바논까지 연대파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