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주주환원·ICT 비전 삼박자에 김영섭 KT호 순항
올초 경영 공백 우려에 내림세를 탔던 KT 주가가 오르고 있다. 양호한 실적 전망이 주가를 떠받치는 한편 새 주주환원책과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기업 비전 등이 투자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10일까지 지난 한달간 KT 주가는 4.7% 올랐다. 김영섭 최고경영자(CEO)가 내정되면서 경영 공백이 해소된 지난 8월4일부터 상승폭은 약 12.2%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2%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KT 주식 약 2150억원을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인 투자자 순매수 규모가 여섯번째로 크다.

호실적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KT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6조6974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KT가 올 4분기에도 분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엔 4분기에 반영한 인건비 증가분과 콘텐츠 확보 비용을 올해는 지난 3분기에 반영해 영업이익 증가폭도 클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분기 KT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6조7785억원, 2822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2.9%, 86.3% 높다.

KT는 지난 10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지난해 수준인 주당 1960원 배당금을 보장하기로 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 가능성도 시사했다. 통상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면 주당 가치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될 수 있다.

내년부터는 기업 정관을 변경해 분기 배당도 도입한다. 규모는 매 분기 이사회를 통해 정한다는 방침이다. KT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내년 결산배당금을 4월, 분기배당금을 5월에 받게 될 전망이다. KT의 시가 배당률은 약 6%다.

탄탄한 통신업을 바탕으로 ICT 서비스도 키운다. 지난달 말 발표한 내년도 조직개편에선 기존 정보기술(IT)부문과 연구조직 융합기술원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간 거래(B2B)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달 KT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는 3만6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올렸다. 이선정 BofA 애널리스트는 신임 CEO 선임에 따라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과 효과적인 비용 통제를 통한 실적 개선 등이 목표 주가 상향 근거라고 썼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는 통신 본업이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현금을 창출하고 있고, 부동산·콘텐츠·클라우드 사업 등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B2B 사업을 더 키우면서 내년도 통신 3사 중 실적 성장이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