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결과 3대 2로 추천 뜻 모아…'수오지심도 없나' 비난 여론
전북대병원 "공식적인 과장 추천 아냐…교수들, 재논의하기로"
'소주병 폭행' 교수가 과장?…논란 자초한 전북대병원 교수들
전북대학교병원 교수들이 전공의를 소주병으로 폭행해 물의를 빚은 A 교수를 과장으로 추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대병원 B 진료과 소속 한 교수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기 과장으로서 과를 이끌어보고자 하는 분이 2명 있다.

추천자를 댓글로 남겨달라'고 투표 개시 글을 올렸다.

이에 투표권자인 교수 5명 중 2명이 'A 교수를 추천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A 교수 역시 마다하지 않고 '매우 부족하지만, 해보겠다'며 스스로를 추천했다.

이외에 교수 2명이 A 교수의 경쟁 상대를 추천했지만, 이미 표는 3대 2로 갈린 상황이었다.

글을 올린 교수는 'A 교수를 과장으로 추천해 서류를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

이에 반발한 한 교수는 A 교수를 향해 '과장을 하겠다고? 그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반성도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전공의 폭행으로 처벌받았고 지도전문의 자격도 박탈당했으며 대한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도 회부돼 있다.

'수오지심'이란 건 없는 건가'라고 맹비난했다.

통상 과장은 진료과 교수들이 특정 인물을 추천하면 병원장이 최종 임명한다.

전북대병원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의료계 인사는 "저런 자격 없는 사람을 어떻게 과장까지 시킬 생각을 하느냐"며 "A 교수는 물론 그를 과장으로 추천한 교수들 모두 파렴치한"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교수들끼리 SNS 투표를 하기는 했지만, 병원 진료행정과에 과장 추천이 공식적으로 접수되지는 않았다"며 "해당 진료과에서 다시 한번 과장 추천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 교수는 지난해 9월 29일 부서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전공의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내리쳤고, 전공의의 고소로 기소돼 전주지법으로부터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전북대는 A 교수에게 정직 1개월·겸직 해제, 전북대병원은 직무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으나 병원은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A 교수의 복직을 허용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이 사건을 지적하면서 "교수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병원장은 2차 가해를 막고 예방책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