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음악을 듣기만 하나요?…여기선 음악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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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표 위의 사람들
클래식 공간 '아파트먼트 프란츠'
김동연 대표 서울 광진구서 살던 집
클래식 애호가 위한 공간으로 바꿔
파리서 수집한 옛 악보 담은 액자
건반 닮은 흰색·검은색 가구 배치
"음악이 지닌 아름다움 시각화
꺼내 읽고 싶은 책 만들고 싶다"
클래식 공간 '아파트먼트 프란츠'
김동연 대표 서울 광진구서 살던 집
클래식 애호가 위한 공간으로 바꿔
파리서 수집한 옛 악보 담은 액자
건반 닮은 흰색·검은색 가구 배치
"음악이 지닌 아름다움 시각화
꺼내 읽고 싶은 책 만들고 싶다"

프란츠는 그런 포인트를 포착해 사업으로 만든 업체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시각화’하는 게 사업 모델이다. 예술 분야의 책과 음악 굿즈를 만들고, 음악 애호가를 위한 공간을 운영한다. 프란츠가 만드는 소품은 악보가 들어간 액자, 템포 지시어가 담긴 마스킹 테이프, 작곡가 이름이 새겨진 자 등 모두 클래식을 접목한 아이템이다.

“클래식 음악에 빠져드는 길이 어디 하나인가요. 책이 재밌어서, 새로 산 자가 예뻐서, 인테리어에 관심 있어서 프란츠를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다 음악에 관심을 두게 되는 거죠. ‘클래식 음악을 공부해야겠다’는 진지한 사람도 있지만, 편안하게 음악을 알고 싶은 사람이 더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2015년 음악 전문 출판사로 시작한 프란츠는 2019년부터 아파트먼트 프란츠라는 공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살던 집 3분의 2가량을 프란츠를 위한 공간으로 바꿨다. 이곳에서는 음악 강의, 음악 감상, 연주회 등 20명 내외의 소규모 모임이 수시로 열린다. 지난 5월부터는 소설가 김애란, 작가 겸 음악가 요조, 셰프 박준우 등을 초청해 ‘어떤 예술의 세계’란 강연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클래식 책에는 담기지 않은 음악 이야기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간을 만들었다”며 “프란츠가 나아갈 방향을 이 공간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건국대 음악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에콜 노르말과 베르사유예술학교에서 공부했다. 바이올린을 가르치던 중 바이올린 교재를 제작하면서 출판업과 인연을 맺었다. 그러다 생각이 더 발전해 직접 음악 관련 책을 만들기로 했다. 시중에 있는 음악 관련 책으론 2%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웬만한 음악 정보는 온라인에서 다 얻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데는 없는 가치 있는 콘텐츠가 담긴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한번 읽고 끝낼 책이 아니라 매년 꺼내 읽을 만한 그런 책이요.”
김 대표는 소품을 만들 때도 ‘차별화된 가치’를 담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옛날 악보를 액자에 넣어 파는 ‘까드르’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가 파리에서 수집한 1960~1970년대 악보에는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지금은 다시 만들 수 없는 빈티지 감성이다.
“클래식은 대중음악이나 재즈와 달리 악보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래서 클래식 악보에는 권위가 있어요. 보기에도 아름답죠. 이 분위기를 사람들이 알면 좋을 것 같았어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악보 읽기 모임’도 주선하고, 악보를 멋지게 디자인한 다음 팔기도 합니다.”
클래식 음악도, 그걸 다룬 책도, 많은 이들이 찾는 건 아니다. 소수의 특별한 취향에 가깝다. 그럼에도 프란츠는 조금씩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한 달간 팝업 스토어를 연 데 이어 이달에는 부산에서 팝업 스토어를 선보인다. 책은 현재 12권을 출판했다.
“궁극적으로 가고 싶은 방향은 음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음악과 예술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이 (프란츠가 만든) 아름다운 걸 보고, 쓰고, 읽다 보면 행복에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게 느껴질 겁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