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엑스포 유치에 나서면서 행사 개최지로 내세웠던 북항을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가 7일 열렸다.
부산 동구는 이날 동구국민체육문예센터에서 북항 활성화 전문가 포럼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북항에 들어설 새로운 산업 생태계부터 개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영숙 건축사사무소 싸이트플래닝 대표는 "인천은 송도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토지를 값싸게 제공하는 조건 등으로 외국의 IT나 영상 기업체를 유치하는 산업전략을 짰다"며 "부산은 그동안 엑스포 유치에 몰두해 북항에 어떤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지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역세권인 북항은 여러 발전 조건을 갖췄는데도, 기존 IT·영상지구 이후 산업 생태계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산업 생태계가 구축돼야 우리가 바라는 도시의 활력도 함께 견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광석 한국해양대 해양공간건축학부 교수는 "부산에는 많은 대학이 모여 있기 때문에 여러 산업체와 협업해 인력을 양성하고 연관 산업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 이상 제조업이 아닌 지식산업으로 탈바꿈해 부산에 있는 다양한 대학과 산업체를 북항에 결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부산신항이 있는 점과 금융도시인 점을 활용해 다목적 물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겠다"며 "이 인력들이 부산에 거주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 주거 여건이 북항에 마련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항에 어떤 콘텐츠가 담길지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신병윤 동의대 건축학과 교수는 "현 단계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북항에 담을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을 지금 고민해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함께 일체화할 수 있다"며 "건물이 들어서고 난 이후에 어떤 콘텐츠를 넣을지 고민하는 것은 너무 늦다"고 단언했다.
홍순연 로컬바이로컬 대표는 "건물을 용도의 개념보다는 내부를 채울 수 있는 콘텐츠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북항이 앞으로 상상력을 펼치는 시험대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며 고 말했다.
엑스포에 다시 도전한다면 주무대를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양호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교수는 "엑스포를 여는 오사카의 간사이 광역 연합을 비롯해 최근 다른 지역과 연합해 국제 행사를 여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비용을 절감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많은 인원을 참여시킴으로써 더 큰 흥행을 도모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