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법인 주식 공개매수 규모가 주주행동주의 확산 등으로 지난해보다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공개매수결과 보고서는 총 17건 제출됐다. 전날부터 시작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더하면 18건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제출된 공개매수결과 보고서가 7건에 그친 것에 비하면 2.6배 늘었다. 주식 공개매수는 2021년에는 12건, 3년 전에는 6건에 불과했다. 공개매수는 기업 지배권을 위해 증권시장 밖에서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상장법인 주식을 사들이는 거래를 말한다.

주주행동주의가 확산하는 한편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공개매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진행됐거나 진행 중인 18건의 공개매수 목적(중복 공시 가능)을 살펴보면 ‘인수합병(M&A)’이 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주회사 요건 충족’이 6건, ‘상장폐지’는 5건으로 집계됐다. 이외 공개매수 목적을 ‘경영권 안정’으로 밝힌 곳이 2곳, ‘기타(주주가치 제고)’가 1곳이었다.

공개매수 절차가 시작되면 주가는 통상 공개매수 단가에 가깝게 뛴다.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 분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 공개매수 단가 이상으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한다. 양측이 경쟁을 벌이면서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는 ‘묻지마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권 분쟁을 예상해 펀더멘털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가 예측하지 못한 변수 등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어서다. 올초 7만원대에 거래되던 SM엔터 주가는 하이브와 카카오의 인수전이 확산하던 3월 최고 16만12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8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은 어느 한쪽의 승리로 결론이 날 즈음이 되면 그간 오른 주가가 순식간에 급락한다”며 “근거 없는 기대감에 기반한 ‘불나방’식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