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만으론 2% 부족…먹고, 듣고, 맡는 전시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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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자극' 전시 잇따라 열려
갤러리신라, 멕시코 작가 페레로展
초콜릿으로 그리스 신전 만들어
150弗 내면 초콜릿 가져갈 수도
BHAK, 전시에 맞는 향기 뿌려
관객이 음악 고르는 전시도 병행
지갤러리 '몸과 피부' 주제로 전시
갤러리신라, 멕시코 작가 페레로展
초콜릿으로 그리스 신전 만들어
150弗 내면 초콜릿 가져갈 수도
BHAK, 전시에 맞는 향기 뿌려
관객이 음악 고르는 전시도 병행
지갤러리 '몸과 피부' 주제로 전시

올 연말에도 서울 시내 곳곳에서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가 특히 눈에 띈다. 작품을 실제 조각내서 먹는 전시(갤러리신라)부터 음악을 듣고 향기를 맡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작품전(BHAK갤러리), 사람의 신체와 촉각을 주제로 꾸민 전시(지갤러리)가 열리고 있다.
○씹고 맛보고 즐기는 현대미술

페레로가 이렇게 특이한 작품을 선보인 이유를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작가의 고향은 멕시코. 16세기 스페인에 정복당해 오랫동안 식민 지배를 받은 나라다. 현대 멕시코의 인종과 언어(스페인어), 종교(가톨릭) 등에 스페인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는 이유다. 독립한 지 200년이 넘었지만 멕시코는 지금도 경제·문화적으로 미국과 유럽 영향권에 있다.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서양 문화를 이겨내는 일종의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양 문화의 근본인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유산을 초콜릿으로 만들어 먹어 치우는 작품을 구상한 것이다.


○시각·촉각·청각·후각…‘감각의 향연’

반대로 황 작가는 몸의 바깥쪽인 피부에 집중한다. 황 작가가 종이로 제작한 조각은 직선과 곡선이 뒤섞인 독특한 모양이다. 질감도 특이하다. 설명을 듣지 않고 그냥 보면 쇠나 돌로 만들었다고 착각할 정도다. 황 작가는 “모양과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재단용 곡선자와 페인트 등 여러 재료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세균과 같은 외부 이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강력한 방패’인 동시에 쉽게 상처 입는 피부의 이중성을 작품으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전시는 23일까지.

전시장을 가득 채운 건 작품에서 나오는 음악뿐만이 아니다. 관람객은 흙과 나무의 느낌이 섞인 이 전시장 특유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갤러리가 작품 감상을 돕기 위해 3월 전문 조향사와 함께 개발한 향 ‘Sol’이다. 향이 특히 잘 어울리는 곳은 지하에 자리 잡은 순재 작가(31)의 개인전. 이곳에서는 작가가 오방색을 가미해 그린 신작을 만날 수 있다. 23일까지 향과 그림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