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대비 0.2%p 하락…1인당 GDP는 2분기 연속 감소
호주 3분기 성장률 0.2%에 그쳐…"경제, 벽에 부딪혀"
지난 7∼9월 호주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 성장에 그치며 부진했다.

6일(현지시간) 호주 통계청(ABS)은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2분기 성장률(전기 대비 0.4%)과 비교해선 0.2%포인트(p)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 성장했다.

이번 결과는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을 밑도는 수준이다.

로이터 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3분기 GDP 성장률이 0.4%는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ABS의 캐서린 키넌 국가계정 국장은 분기별 GDP가 8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가계 소비 부진을 꼽았다.

호주의 지난 3분기 가계 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0%를 기록했으며 2분기와 1분기에도 각각 0.1% 증가에 그쳤다.

키넌 국장은 높은 금리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과 지속적인 생활비 압박으로 인해 가계소비가 제자리걸음 했고, 가계 저축률은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1.1%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하고 "우리 경제가 부분적으로는 회복력이 있지만 많은 호주인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5월부터 0.1%이던 금리를 4.35%까지 끌어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짐 차머스 재무부 장관은 경제 성장률이 둔화했지만 1년 내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물가와의 싸움에서 고무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호주 웨스트팩 은행의 앤드루 핸런 이코노미스트는 "호주 경제가 벽에 부딪혔다"며 "높은 인플레이션, 급격히 높아진 이자, 추가 납세 의무라는 강력한 역풍으로 실질 가계 가처분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분기 호주의 1인당 GDP는 0.5% 감소하면서 지난 2분기(-0.1%)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호주 코먼웰스 은행의 가레스 에어드도 4분기에는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위험이 있다며 RBA가 기준금리를 더 올리기 어렵고 내년 3분기부터는 금리 하락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