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방문해 딸 역할도 하고 며느리 역할도 하고, 진료도 보고 어르신들 행정 업무도 돌봐드리고…일인다역으로 살았죠." 30년의 보건진료소 근무 기간 중 22년 동안 경남 통영시의 4개 섬을 돌며 의료취약지역 주민을 진료한 정향자(53) 추봉보건진료소장은 주민들에게 단순한 이웃 이상이다.
정향자 소장은 6일 대우재단이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장기간 인술을 펼쳐온 의료인들에게 시상하는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 소장은 대학 재학 중 지원한 공중보건장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1994년 통영 노대보건진료소에 첫 부임했다.
당시 공중보건장학제도는 간호대학 재학생들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졸업 후 지역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일정 기간(최대 3년) 의무 근무를 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새내기 간호사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통영 노대도의 모든 1차 의료를 담당하는 보건진료소장이 됐다.
통영 여객선 터미널에서도 3시간이 걸리는 곳이었다.
연고도 없는 오지에서 '젊은 여자 소장'으로 일하기는 쉽지 않았다.
"꼭꼭 숨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는 그는 1인 근무 체제인 보건진료소에서 밤낮으로 발생하는 환자들을 모두 혼자 돌봐야 했다.
야간에 술을 마시고 다친 사람이나 새벽에 가정폭력으로 부상한 주민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잠을 깊게 자지 못하는 습관이 생겼다.
섬 어디든 언제든 진료가 필요한 곳에 주저 없이 달려가는 정 소장의 모습에 주민들도 마음을 열었고,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나던 날 정 소장은 섬마을에 남기로 결심했다.
병원에 가기가 힘든 곳에서, 다치거나 아픈 분들이 보건진료소에 오셔서 회복되고 건강해지시는 모습을 보며 여기만큼 내가 필요한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굳게 먹은 마음에도 보건진료소 근무는 쉽지 않았다.
정 소장은 22년간 노대, 학림, 곤리, 추봉 4개의 섬 지역에서 일했다.
섬에 태풍이 오면 비상이다.
태풍으로 쓰러진 담벼락이 깔려 주민이 대퇴골 골절을 입은 적이 있었다.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밤 무너진 집에서 부상자를 구조해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밤새 간호했던 경험은 아찔한 기억이다.
폐암으로 호흡 곤란이 와 사망 직전까지 간 어르신에게 통영까지 배타고 가는 내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살려낸 기억도 있다.
힘든 근무를 버틸 수 있게 한 건 주민들과의 유대감이었다.
학림보건진료소를 떠날 때 온 주민이 바리바리 선물을 싸들고 나와 '눈물바다' 이별식을 하기도 했다.
정 소장의 뜻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가족들 덕도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그마저도 배편이 여의치 않으면 가족들을 볼 수 없는 정 소장 대신 다리가 아픈 자녀의 수술실을 지키고 온갖 집안 살림을 챙긴 남편의 '외조'는 가장 힘이 됐다.
정 소장은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취약지역 의료 붕괴의 현실을 알리고 환자들과 후배 의료인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려 노력 중이다.
"30년 전과 비교해 환자 자체가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사람이 줄어들었다고 외면하면 안 됩니다.
도서 벽지 지역은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아직도 빠른 처치가 힘들어요.
" 그는 2010년 통영 용호·안정보건진료소에 폐소 결정이 내려졌을 때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취약지역 보건진료소를 두고 볼 수 없다"며 보건진료소 부지를 기부채납한 주민들과 함께 개소 운동에 동참, 진료소 복원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취약지역 의료 환경을 개선해 보건진료소에 근무할 후배 의료인들과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그는 수상소감을 묻자 "선배 의료인들 덕"이라고 답했다.
"저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진료를 시작하신 선배들 덕분에 보건진료소 의료환경도 많이 나아졌어요.
법무법인 태평양이 검찰과 법원 출신의 인력을 영입하며 형사 및 가사 분야 역량 강화에 나섰다.태평양은 박현규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조세범죄조사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4기)와 정혜은 전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35기)를 영입했다고 10일 밝혔다.박현규 변호사는 태평양 형사그룹에서 금융·증권범죄 및 조세범죄 수사 대응 업무를 맡는다. 그는 2005년 부산지검에서 검사로 시작해 창원지검 진주지청, 광주지검, 인천지검 등을 거쳤다. 2015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에서 금융·증권범죄 수사를 담당했다. 이듬해에는 한국거래소에 파견돼 법률자문관으로 근무하며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상장 심사, 상장폐지 심사 업무를 맡았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식품·의약 담당) 부부장검사,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장검사 등을 역임했다.박 변호사는 금융·증권범죄 수사와 조세, 가상자산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최근 개정된 불공정거래 과징금 도입, 부당이득 산정 방식 법제화, 자진 신고자 감면제도 도입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태스크포스(TF)에 참여했다. 최근까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기획관으로서 자본시장 및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를 담당했다.정혜은 변호사(사법연수원 35기)는 태평양 가사분쟁팀 팀장으로 합류해 상속·이혼 등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는 2006년 판사로 임관한 후 인천지법, 서울행정법원, 광주지법, 수원지법 등을 거쳐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로 퇴직할 때까지 행정, 형사, 민사, 도산, 가사 등 다양한 사건을 담당했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는 이혼, 상속재산 분할, 성년
가수 김호중이 팬들에게 쓴 자필 옥중 자필 편지로 반성과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10일 한경닷컴이 입수한 김호중의 자필 편지에는 "그리운 마음을 담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현재 지난날의 저를 성찰하고 있다"는 등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겼다.김호중은 "한 걸음 물러서 세상을 바라보니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 속에서 제가 살았는지 인제야 알게 됐다"며 "김호중이, 김호중이 되지 못하고 살았다"고 적었다.그러면서 "세상은 모든 걸 잃었다고 제게 말하지만, 저는 얻은 것이 더 많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며 "서로가 있었음을, 식구가 있다는 것을"이라며 팬덤의 지지와 응원, 결속에 고마움을 전했다.김호중은 이어 "언젠가는 분명히 찾아올 이별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거 같다"며 "이젠 그냥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다짐을 전하며 "더 그리워하고, 더 사랑하겠다"고 했다.또 팬들을 다시 한번 '식구'라고 언급하며 "미치도록 보고 싶고, 그립다"며 "다시 왔다고 서로 인사하는 그날까지 건강하시고,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사랑한다"고 마무리했다. 작성 날짜는 항소심 첫 공판이 있던 지난달 12일이었다.김호중은 지난달 100장이 넘는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했다. 김호중의 자필 편지는 반성문 제출과 함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호중의 팬들 역시 탄원서를 법원에 접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일각에서는 "김호중이 팬덤의 이탈을 방지하고, 결속시키기 위해 자필편지를 쓴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도 제기했다. 김호중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음
인천시가 출생아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이플러스 1억드림'과 ‘천원주택’ 등 저출생 대응 정책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시 주민등록인구는 302만7854명으로 전월 대비 4205명 늘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인구 증가 1위를 기록했다. 인천 외 서울(4170명), 대전(835명), 세종(759명)이 증가세를 보였고 나머지 13개 시·도는 인구수는 감소했다.인천은 지난 1년간 서울특별시와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난 도시이기도 하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할 때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인구는 모두 감소했지만, 인천 인구는 2만4704명 늘었다.인천은 작년 출생아 수 증가율에서도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인천의 출생아 수는 1만5242명으로 전년보다 11.6% 증가해 전국 평균 3.6%를 훨씬 웃돌았다. 인구 유입 척도 중 하나인 순이동률에서도 인천은 2021년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았고, 올해 역시 전국 1위를 유지하고 있다.인천시는 '아이플러스 1억드림'과 '천원주택' 등 인천형 저출생 대응 정책이 인구 증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플러스 1억드림은 인천에서 태어나는 아이에게 18세까지 총 1억원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천원주택은 하루 1000원꼴인 월 3만원의 임대료만 받고 신혼부부 등에게 최대 6년간 주택을 임대하는 사업이다.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의 인구 증가는 인천형 출생정책을 비롯한 시민행복 체감정책의 성과이자 지속적인 혁신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인천이 국가적 인구문제 해결의 중심이 되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견인할 수 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