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장관 6명 중 3명이 여성…'서오남' 벗어나 전문가 중용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개각에서 신임 장관 후보자 6명 중 3명을 여성으로 채웠다. 서울대 학부나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은 단 1명(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그쳤다. 윤석열 정부 고위직 인선의 특징인 ‘서오남’(서울대를 나온 50대 남성 검찰·경제 관료)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중시한 인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이날 발표한 개각의 키워드는 ‘여성’ ‘탈관료’ ‘탈서울대’로 요약된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내가 모르는 사람이어도 좋다”며 여성 인재 풀을 확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국가보훈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기존에 남성 장관이 있던 부처에 새롭게 여성 장관 후보자가 지명됐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 후보자(66)는 숙명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인사관리 및 경영 분야 전문가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숙명여대 총장을 지냈다. 김 실장은 “6·25전쟁 참전용사의 딸이자 시댁 쪽으로는 독립유공자의 손주며느리로 보훈정책에 평소 남다른 관심과 식견을 갖춘 것으로 안다”고 소개했다.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56)은 서울 창덕여고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서울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농촌경제연구원에 입사해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 등을 지냈다. 김 실장은 “대표적인 도농 균형 발전 전문가로 현재도 윤석열 정부의 농정 정책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총선 출마가 유력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역시 여성인 오영주 외교부 2차관(59)이 깜짝 발탁됐다. 오 후보자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외무고시 22회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 6월 외시 출신 여성으로는 최초로 외교부 2차관에 올랐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박상우 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62)은 부산 동래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가천대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은 주택정책 전문가다.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토부에서 주택정책과장, 국토정책국장, 주택토지실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에서 2016년 3월 LH 사장에 취임한 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4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청문회를 통과하면 이명박 정부 당시 권도엽 장관에 이어 11년 만에 국토부 내부 출신 장관이 탄생한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53)는 제주 출신으로 인하대 해양학과를 나와 제주대에서 해양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제주연구소장을 거쳐 2월 원장에 취임했다. 김 실장은 “이번 장관 후보자 중에 가장 젊은 1970년생으로 원만한 조직 관리로 호평받았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