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다방에서 펼쳐진 문학, 실감미디어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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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학관 ‘다방: 1950’s 문학유니버스’ 전시
![1950년대 다방에서 펼쳐진 문학, 실감미디어로 본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01.35239044.1.jpg)
오늘날 우리에게 ‘다방’은 어떤 이미지로 남아 있을까?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딘가 낡고, 어둡고, 또 오랜 시간의 흔적들로만 가득할 것 같은 곳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1950년대 전후의 다방에서는 하나의 거대하고도 환상적인 문학의 ‘우주’가 펼쳐졌었다. 우리 문학계의 빛나는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고, 또 삶과 문화를 교류하던 곳이 바로 그때의 다방이었기 때문이다.
![1950년대 다방에서 펼쳐진 문학, 실감미디어로 본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01.35239041.1.jpg)
또한 한국전쟁 시기의 전선문학을 발행하던 육군 종군작가단이 결성된 ‘아담다방’에서부터 구상 시인의 동명 작품에서 이름을 따온 ‘꽃자리다방’, 근현대 대구문학계에서 쌓은 중요한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동료 문인들이 대구시민문화상을 백기만 시인에게 수여했던 ‘은다방’, 김춘수 시인과 관련한 일화가 담긴 ‘세르팡다방’처럼 다방은 역사와 작가 개인을 넘나드는 서사를 품은 곳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당시 문학계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모두 모여 글을 쓰고, 출판기념회를 열고, 서로의 작품을 읽고 이야기하며, 전례없이 빛나던 문학의 ‘우주’를 펼쳐나가던 다방을 현대적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를 통해 새롭게 돌이켜볼 수 있는 전시다.
아나몰픽 기법을 활용한 실감 미디어와 함께 주요 다방이 지닌 역사와 관련 문학자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지도도 함께 펼쳐 놓고 있다.
실감 미디어에는 한국전쟁기의 허름한 다방에서 일어나던 예술적 창조 과정을 묘사한 ‘Open the Door(또 다른 문)’, 예술가들의 교류 공간이었던 다방이 가져온 사회적, 문화적 변화의 상징을 표현한 ‘A Fantasy(피어나는 우주)’, 댄서들의 춤사위를 통해 대구 근대문학의 새로운 해석과 아름다움의 발견을 드러내는 ‘A New Orbit(새로운 오늘)’ 등 3편의 영상이 담겨있다.
이 전시는 지역 콘텐츠 기업의 비즈니스 확장과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이 마련한 ‘2023 대구 지역특화콘텐츠 개발지원사업’의 일환으로, Y 디자인랩에서 기획·제작하고 대구문학관이 협력해 진행한다. 내년 12월 31일까지 상시 전시할 예정으로, 대구문학관 휴관일(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대구문학관 3층 명작스캔들 공간에서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다.
오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