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왼쪽)이 지난 2월 2차전지 부품 수출기업 신흥에스이씨를 방문해 경영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무역보험공사 제공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왼쪽)이 지난 2월 2차전지 부품 수출기업 신흥에스이씨를 방문해 경영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무역보험공사 제공
한국무역보험공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 악조건 속에서도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지원에 나섰고, 혁신·전략산업 성장을 위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무보가 제공하는 탄탄한 수출 안전망을 발판 삼아 수출기업들은 어려움을 딛고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인천에 있는 파티클폼텍은 플라스틱 가공 기계설비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인도 플라스틱 공장 구축 계약을 맺었다. 바이어로부터 일부 선금을 받기로 했지만, 대부분 대금은 수출이 이행되고 받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원활한 수출 이행을 위해서는 따로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무보는 파티클폼텍에 이미 경영자금 조달을 돕기 위한 보증 지원을 하고 있었지만 원활한 수출 이행을 위해 보증 확대 절차에 착수했다. 파티클폼텍이 업계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점과 산업 특성상 수출 부가가치는 크지만 사업 초기 자금 소요가 큰 특징이 있는 것을 고려해 보증금액을 확대한 수출신용보증서를 발급했다. 그 결과 파티클폼텍은 지난달 인도로 수출했고, 성공적인 수출 이행 사례를 바탕으로 다른 바이어와의 추가 계약도 성사시키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이티엠반도체는 2차전지 보호 회로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중견기업이다. 생산량의 70% 이상을 북미 고객사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부품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판매량 증가에 대비하는 동시에 배터리 부품이 들어가는 전자담배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생산시설 투자를 추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객사의 중국 생산 공장이 폐쇄됐다. 주요 고객사의 생산량 급감은 선제 투자를 추진하던 아이티엠반도체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왔다.

해당 기업으로서는 위기였지만 무보는 표면적인 지표보다는 2차전지 관련 특허 등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먼저 들여다봤다. 올해 수출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돕는 수출신용보증을 통해 80억원의 무역금융을 지원했다. 아이티엠반도체 관계자는 “활발한 투자를 하는 시점에 코로나19가 터져 어려움이 있었는데 무보가 기술력을 믿고 지원해 준 덕분에 재무제표가 개선됐다”며 “신사업이 자리 잡고 매출도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보는 올 들어 11월까지 중소·중견기업에 역대 같은 기간 가장 많은 78조6000억원을 지원하며 수출 반등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바이오헬스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 지원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20% 늘었고, 화장품 등 유망소비재 수출도 K뷰티 시장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와 연계해 강화하고 있다.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수출의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중소·중견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소·중견기업이 다양한 변수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폭넓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