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이슬람위원회 "극우 세력 악용 우려…각별히 경계" 당부
독일 총리 "증오·테러 반대 이유 더 분명해져"
프랑스 검찰, '관광객 흉기 피살' 용의자 가족 3명 체포
프랑스 대테러 검찰은 2일(현지시간) 밤 파리 에펠탑 인근에서 벌어진 관광객 흉기 피살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의 가족 3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일간 르파리지앵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체포된 이들은 그 부모와 누이로, 검찰은 이들이 용의자의 범행 계획을 사전에 알았거나 공모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인 아르망(26)은 전날 오후 9시께 파리 15구 비르하켐 다리 인근에서 아내와 함께 있던 필리핀 태생의 독일인 관광객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그는 경찰에 체포되기 전 영국인 관광객 등 2명도 둔기로 공격해 다치게 했다.

검찰은 아르망이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과 과거 행적 등을 고려할 때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 범행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전날 현장에서 사건 브리핑을 한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그가 체포 후 경찰관에게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에 화가 났다",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에서 무슬림이 죽어가는 걸 보는 데 지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르망은 2016년 이번과 유사 범행을 계획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 형을 선고받고 4년 수감 생활을 했다.

이후 프랑스 정부의 위험인물 명단에 올랐으나 흉기 살해를 막지 못했다.

2020년 10월 사뮈엘 파티 교사 참수 사건이 났을 땐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가 가해자와 소셜미디어에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자백했다는 현지 보도도 있다.

다만 아르망은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고 한다.

이번 흉기 사건의 배경이 이슬람 극단주의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프랑스 내 이슬람위원회는 성명을 내 "극우 단체는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무슬림 공동체를 낙인찍는 데에 악용할 것"이라며 프랑스 내 무슬림 사회에 각별히 경계해달라고 당부했다.

자국민이 사망한 독일 정부는 이번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엑스에 "이번 일에 충격받았다"면서 "우리가 증오와 테러에 단호히 반대하는 이유가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