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사망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의 현관문. 퇴거를 요구하는 경고 문구가 적혀있다. / 사진=유튜브 '울산MBC뉴스' 보도화면 캡처
일가족 사망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의 현관문. 퇴거를 요구하는 경고 문구가 적혀있다. / 사진=유튜브 '울산MBC뉴스' 보도화면 캡처
울산 아파트 화재로 일가족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숨진 아버지가 아내와 자녀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경 울산 모 중학교에서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화재로 연기가 자욱한 집 안에서 숨진 상태인 A씨의 아내와 14살, 16살 두 자녀를 발견했다. 40대 아버지인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시 경찰은 A 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자녀들이 집에 없다는 이야기만 반복해서 들었다. 이에 오후 8시 24분경 소방구조대에 요청해 문을 강제 개방했다.

경찰은 대기업 직원인 A씨가 경제적 문제를 겪다가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울산 MBC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13년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지만, 빚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사건이 벌어진 아파트 현관문에는 테이프를 붙여 만든 '마지막 경고'라는 문구와 퇴거를 촉구하는 경고문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아내와 자녀들의 목에 짓눌린 흔적이 있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주변인 진술과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와 사망 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