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횡단보도를 아이들이 건너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22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출생아 대비 0.9년 줄어든 평균 82.7년을 살 것으로 예상됐다.   뉴스1
서울의 한 횡단보도를 아이들이 건너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22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출생아 대비 0.9년 줄어든 평균 82.7년을 살 것으로 예상됐다. 뉴스1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평균 82.7년을 살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 태어난 아이와 비교하면 0.9년 짧아졌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줄어든 건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52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사망자가 급증한 게 영향을 미쳤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은 65.8년이었다.

○짧아진 기대수명

한국인 기대수명 82.7세…52년 만에 처음 줄었다
통계청은 1일 ‘2022년 생명표’를 발표했다.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남자아이의 기대수명은 79.9년으로 전년보다 0.8년 줄었다. 여아의 기대수명은 85.6년으로 1년 감소했다.

생명표는 해당 연도의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각 연령대 인구가 얼마나 살 수 있는지 추정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망자가 3만1280명으로 전년(5030명) 대비 6.2배 급증하면서 출생아의 기대수명이 짧아졌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 요인을 제거하면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전년(83.6년)보다 0.1년 늘어난 83.7년으로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녀 간 기대수명 차이는 좁혀졌다. 지난해 격차는 5.8년으로 전년보다 0.2년 줄었다. 통계 작성 후 최소 격차다. 이 격차는 1970년 7.1년에서 1985년 8.6년까지 벌어졌다가 이후 줄어들고 있다.

○암으로 사망할 확률 18%

사망 원인 1위는 암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출생아가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18.1%였다. 1년 전보다 2%포인트 감소했다. 심장 질환(9.5%), 코로나19(9.4%)가 뒤를 이었다. 남성이 사망할 확률은 암(22.7%), 폐렴(9.1%), 코로나19(8.8%) 순이었다. 여성은 암(14%), 심장 질환(10.2%), 코로나19(10%) 순으로 집계됐다. 암이 없다면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3.1년, 심장 질환이 없다면 1.1년, 폐렴이 없다면 0.8년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은 65.8년이다. 2년 전보다 0.5년 감소했다. 남성은 65.1년, 여성은 66.6년이었다. 같은 기간 대비 0.5년과 0.6년 줄었다. 기대수명 중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보내는 기간의 비중은 남성(81.5%)이 여성(77.7%)보다 더 높았다.

○韓 여성 기대수명 세계 3위

한국 남성의 기대수명(79.9년)은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78년)보다 1.9년 길다. 여성의 기대수명(85.6년)은 OECD 평균(83.2년)보다 2.4년 많다.

남성의 기대수명이 가장 긴 국가는 스위스(81.6년)였다. 이어 일본·스웨덴(각 81.5년), 호주(81.3년), 노르웨이·아이슬란드(각 81년) 순이었다. 한국은 14위였다. 여성의 기대수명이 가장 긴 국가는 일본(87.6년)이었다. 스페인(85.9년), 한국(85.6년), 스위스·호주(각 85.4년), 룩셈부르크(85.3년)가 뒤를 이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