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압박에 휴전 극적 합의…3차 연장 실패로 전투 재개
예루살렘 총격사건에 수면아래 위기 폭발…인질석방 전망 불투명
카타르 등 중재 시도 지속…네타냐후는 "하마스 소탕 누구도 못막아"
국제사회 애타는 중재노력 물거품 되나…7일에 그친 일시휴전
이스라엘이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투를 재개하면서 일시 휴전을 연장하려 했던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은 물거품이 되게 됐다.

두 달도 안 돼 1만4천여 명의 민간인이 희생당한 참사를 멈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7일간의 짧은 휴전과 함께 사라지고 말 위기에 처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남아 있는 인질의 석방과 추가 민간인 피해를 막고자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중재 노력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국제사회 애타는 중재노력 물거품 되나…7일에 그친 일시휴전
◇46일 만의 휴전…긴장은 여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22일 카타르가 중재한 인질 석방 및 일시 휴전안에 합의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50명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고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확대도 허용한 것이다.

이는 전쟁 발발 46일 만에 처음으로 전해진 휴전 소식이었지만 기간은 나흘에 불과했다.

양측은 하마스가 추가로 인질을 10명씩 석방할 때마다 휴전을 하루씩 연장하기로 했으나, 이스라엘은 휴전 종료 즉시 전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 이후 우리가 전쟁을 멈출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전이 발효된 24일 오전 7시 이후에도 한동안 가자지구에서 총성과 포성이 울리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과 불안이 계속됐다.

첫날에는 하마스가 인질 24명을 풀어주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39명을 석방하면서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는 듯했으나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휴전 둘째날 하마스는 구호물자 규모가 합의보다 적고 합의 상 금지된 드론 비행이 있었다며 2차 인질 석방을 보류했고, 양측의 신경전 끝에 인질 석방이 예정보다 7시간이나 지연됐다.

국제사회 애타는 중재노력 물거품 되나…7일에 그친 일시휴전
◇ 4일+2일+1일…2차례 극적인 휴전 연장
짧은 휴전이 사흘째를 맞아 후반으로 접어들고 국제사회의 휴전 연장 요구가 커지면서 휴전 연장 논의가 본격화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 인질들이 돌아온 지난 26일 긴급 대국민 연설에서 "인질 추가 석방을 위해 임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며 "이번이 끝이 아니기를 바란다.

인질이 석방되는 한 휴전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프랑스가 모든 인질이 석방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도 휴전 연장을 위한 압박에 가세했다.

결국 하마스는 2~4일간 인질 20~40명을 추가 석방하며 휴전을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 알려오고, 네타냐후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연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양측은 물밑 협상 끝에 휴전 나흘째인 지난 27일 휴전을 이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이 기간 하마스는 20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추가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60명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풀어주기로 했다.

1차로 연장된 휴전은 지난달 30일 2차 연장으로 이어졌다.

양측은 휴전 종료를 불과 10여 분 앞두고 극적으로 하루간의 휴전 연장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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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한 평화 깨뜨린 하마스 예루살렘 총격
국제사회의 거센 요구에 두 차례 휴전이 연장됐지만 휴전 기간이 나흘에서 이틀, 하루로 줄어들자 추가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조금씩 커졌다.

2차 연장 때에도 하마스가 하루에 인질 10명을 석방하는 대신 인질 7명과 사망자 시신 3구를 돌려보내겠다고 최초 합의와 다른 제안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게다가 전날에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위기가 최고조로 치달았다.

양측이 2차로 휴전을 하루 연장하기로 합의한 지 불과 1시간 뒤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점령군의 범죄에 대한 마땅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7일간의 휴전이 끝나는 이날은 종료 시점을 불과 1시간 앞두고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 탓에 이스라엘에서 공습 경보가 발령됐다.

이번 휴전 기간 이스라엘에 로켓 경보가 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휴전이 3차로 하루 연장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이스라엘군은 휴전 종료 시점 직후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위배했다"며 전투 재개 사실을 발표했다.

국제사회 애타는 중재노력 물거품 되나…7일에 그친 일시휴전
◇ 남은 인질 석방전망 불투명…국제사회 마지막까지 중재시도
이번 휴전 기간 하마스는 이스라엘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총 105명의 인질을, 이스라엘은 240명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석방했다.

지난달 7일 기습 공격 당시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은 240여 명으로 아직도 120여 명의 인질이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휴전이 종료되고 전투가 재개되면서 인질 석방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여성과 미성년자 인질 다수가 석방되고 남은 인질 중 상당수가 군인이어서, 향후 인질 석방 협상을 재개할 때 하마스가 더 많은 요구 조건을 내걸 경우 협상이 더욱 까다로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하마스가 휴전을 원하고 있으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와 교환할 여성 및 미성년자 인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카타르가 휴전 종료 후에도 휴전 연장을 위한 중재를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하마스가 추가로 인질을 석방한다면 다시 휴전이 실시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전 종료 시 하마스를 파괴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이번 전쟁 들어 네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뒤 "나는 블링컨 장관에게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