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낡은 찜질방 6곳 개조, 내년 3곳 추가 예정

충북 옥천군 청산면 만월리는 교통오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옥천읍내까지 승용차로 1시간 넘게 걸리는 곳이어서 하루 서너차례 들어오는 시내버스를 타면 하루가 금세 지나기 일쑤다.

"언 몸 녹이는데 최고"…옥천 농촌마을 공동샤워장 '인기'
생활하는 데 불편이 크지만, 겨울이면 특히 어려움을 겪는 게 몸을 씻는 일이다.

샤워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낡은 집에 사는 주민들은 목욕 한 번 하기 위해 큰맘 먹고 옥천이나 보은읍내로 나가야 한다.

이 마을에 최근 번듯한 샤워장이 생겼다.

옥천군의 예산지원을 받아 20여년 전 지은 마을 찜질방(36㎡)을 샤워장과 휴게실로 리모델링했다.

강수배 이장은 "코로나19로 인해 3년 넘게 찜질방 문을 걸어 잠그는 동안 보일러 등이 녹슬고 고장 나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했던 상황"이라며 "다행히 군청에서 샤워장 설치비를 지원해줘 이번 겨울은 불편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옥천군이 농촌마을 여러 곳에 방치되는 찜질방을 공동샤워장으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997년 이후 이 지역에 설치된 마을 찜질방은 모두 34곳. 관리가 잘 된 몇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설이 낡고 보일러가 고장 나 방치되는 실정이다.

옥천군은 수요조사를 거쳐 이 중 6곳을 공동샤워장으로 개조했다.

리모델링 사업에는 군비 1억2천만원이 투입됐다.

전기료 등 운영비 부담이 큰 찜질방보다 샤워장의 활용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샤워장 옆에 대기실을 겸한 휴게공간을 만들어 주민 사랑방으로 사용하는 곳도 많다.

청산면 만월리 김모(81) 할머니는 "한겨울에도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니 언 몸을 녹이는데 최고"라고 즐거워했다.

옥천군은 내년에도 3개 마을의 찜질방을 공동샤워장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샤워장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주민 요구가 있으면 지속해 공동샤워장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