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가자지구, 이대로면 폭사보다 병사자가 더 많을 수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보건 시스템이 복구되지 않으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사람보다 병사자가 향후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리가 가자지구의 보건 시스템을 되살려놓지 못하면 폭격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질병으로 숨지는 것을 보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한 이후 전날까지 가자지구에서만 1만5천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어린이는 6천명 정도다.

해리스 대변인은 가자지구 북부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거론하면서 "주민들이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에 접근할 수 없고 음식과 약을 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어린이들 사이에 설사 증세를 호소하는 사례를 많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북부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실상 운영을 중단하고 병원장 등 일부 의료진이 구금된 데 대해서는 "비극적인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브리핑에 온라인으로 참여한 제임스 엘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대변인도 가자지구 내 의료시설의 열악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가자지구 병원에서 많은 어린이 환자와 부모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서 "전쟁 속에 다쳤거나 장염을 앓는 어린이로 병원이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엘더 대변인은 "다리 일부를 잃은 아이가 곧장 치료받지 못한 채 병원 바닥에 몇시간 동안 누워 있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며 "의료진이 부족해 제때 응급처치를 하지도 못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