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롤러블디스플레이.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롤러블디스플레이. /현대모비스 제공
올여름 충청 지역에는 단기간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비로 인해 청주 미호강이 넘쳤고 범람한 강물은 근처 오송 지하차도로 들이닥쳤다. 그렇게 지하차도가 완전 침수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0분이었다. 당시 지하차도를 지나던 운전자들은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급류에 대처하지 못해 결국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내비게이션엔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데이터를 수집해 해당 지역을 우회하도록 안내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사전에 회피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은 없다. 이번 지하차도 침수 사고처럼 대피할 시간과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위험이 발생할 지역을 미리 피해야 한다.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차도가 잠기기 전이라도 침수 위험 도로를 우회하도록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데이터베이스에 강과 하천 근처에 있는 지하차도, 기타 도로(잠수교)와 저지대 등 침수 이력이 있는 도로를 특정해 저장해야 한다. 실시간 기상정보를 통해 호우주의보 발령 지역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후 특정한 도로와 호우주의보 지역 정보를 조합해 침수 위험 도로를 구분한 뒤 그 도로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최단 시간에 도착하도록 안내하는 알고리즘을 구성한다.

이런 알고리즘으로 구현한 내비게이션 안내 경로를 ‘안전도로’로 이름 짓고 내비게이션 길 안내 조건 선택 영역(추천·빠른·경제도로 등)에 추가해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예컨대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의 ‘안전도로’를 선택해 침수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도로를 제외해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기본적으로 호우주의보 발생 지역과 아닌 지역을 구분해 안내하는 것이 운전자의 운전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기에 효율적일 것이다. 다만 일부 차량은 실시간 기상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이땐 시작부터 종점까지 전체 지역의 지하차도와 침수 위험 도로를 회피해 안내하도록 한다. ‘안전도로’는 침수 위험 도로뿐만 아니라 산사태 발생 지역과 교통사고 다발 지역 등으로 확대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세부 조건은 설정에서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온난화 영향으로 지구 온도는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영국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도는 1도가량 상승했고, 온도 상승은 공기 중의 수증기를 6.7% 늘렸다. 많아진 수증기의 충격으로 호우성 강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심해질수록 폭우와 같은 기상이변 빈도도 잦아질 것이다.

3년 전 부산 동구에서도 지하차도 침수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3년 전과 올해, 두 차례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와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대비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더 진보한 기술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