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선행지수 2분기째 상승…4분기 수출 4~5% 증가한 1650억弗 전망
한국수출입은행(사진)은 올해 4분기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한 16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은 해외경제연구소는 ‘2023년 3분기 수출실적 평가 및 4분기 전망’에서 4분기 수출선행지수가 2분기 연속 전기 대비 상승하고 상승폭도 커지고 있어 수출 증가세 전환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3분기 수출액은 1570억달러로 전년 동기(1740억달러) 대비 9.8% 감소하고 전분기(1558억달러) 대비 0.8% 증가했다. 중국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작년 10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를 기록했으나 반도체·석유화학 수출 등이 개선되면서 감소폭이 한 자릿수로 축소됐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일반기계 등이, 지역별로는 미국·유럽연합(EU) 등이 증가했다.

3분기 수출업황 평가지수는 전기 대비 3포인트 하락한 89를 기록했다. 생산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출채산성 및 수출물량 평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수출채산성 평가에서는 섬유, 플랜트·해외건설, 선박 등은 하락했고 신재생에너지, 문화콘텐츠 등은 상승했다. 수출물량 평가는 플랜트·해외건설, 자동차, 섬유, 선박, 전기전자 등 대부분 산업에서 하락했다.

4분기 수출선행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8포인트 하락했으나 전기 대비로는 1.4포인트 상승한 122.7이다. 2분기 연속 전기 대비 상승세를 지속하고 상승폭도 커지고 있다. 전기 동기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수출액이 증가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수출선행지수 구성 지표인 수출 대상국 경기, 제조업 신규주문 지수, 기계 수주액 등도 2분기 연속으로 전기 대비 상승했다.

독일·중국 등 제조업 중심국가의 경기 둔화는 유지되고 있으나 미국 등은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수출대상국 경기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폭은 확대되는 추세다.

ISM 제조 신규주문지수는 전분기 대비 3.2포인트 상승한 47.8을 기록했다. 기준선(50)보다 낮지만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3분기 환율은 전분기(1315원)보다 0.3% 하락한 1311원이었지만 8월 이후 다시 상승해 가격 경쟁력은 유지했다. 중동 분쟁 영향으로 올해 말까지 미국 기준금리 동결 분위기가 높아진 가운데, 금리 인하는 내년 중 시작될 전망이라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유가가 상반기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반도체 단가 하락세도 완화되면서 수출물가는 상승할 전망이다. D램은 주요 업체의 감산 영향으로 일부 제품은 4분기부터 가격 반등이 시작되겠으며 내년에는 반도체 전 제품에 걸쳐 가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가는 중동 분쟁으로 일시적 급등 가능성은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 동절기 비수기 돌입 등 수요 둔화로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한 배럴당 80달러 중반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반도체가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면서 업황이 개선되고, 자동차·일반기계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짐에 따라 4분기에는 수출 회복세가 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반도체는 감산으로 인한 D램 가격 상승 및 HBM(고대역폭 메모리), 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 등으로 4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수은은 내다봤다.

수출기업 애로사항을 묻는 설문에선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35.6%→39.8%),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인한 ‘원화환율 불안정’(36.4%→39.8%) 응답이 전기 대비 상승해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 등 개도국의 저가 공세’(30.4%→27.1%), ‘근로시간 단축 및 인건비 상승’(17.6%→12.5%) 응답률은 전기 대비 감소했다.

수은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 제조업 신규주문 증가 및 전년 4분기 기저효과 영향으로 작년 3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수출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라며 “중국 경기 부진이 심화하고, 중동 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글로벌 경기 회복 및 반도체 시장 개선이 지연될 경우 수출 증가폭은 축소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