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현장 간담회…해외 진출 위한 번역 지원 등 방안 논의
유인촌 "문학은 우리 문화 원천…삭감 예산 내후년 재편성"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내년은 (문학·출판계) 예산 자체가 적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운용의 묘를 살릴 것"이라며 "내후년에는 순수예술에 대한 전체 예산 편성을 새롭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27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문학계 현장 간담회에서 "시, 소설, 에세이 등 글(문학)은 우리 문화의 원천 소스이고 기본"으로 문학계를 지원할 방안을 찾는 게 숙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학이 가진 위치와 여건을 업그레이드하고 글 쓰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국에 사는 게 보람되도록 하고 싶다"며 "(해외에 우리 작품을 알리는) 국제도서전을 적극 지원하고, 레지던스를 늘려 작가들이 찾고 싶은 곳을 만들도록 (예산의) 집중과 선택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과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전보삼 한국문학관협회장, 정은귀 한국외국어대 교수 겸 번역가를 비롯해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내년도 출판·문학계 예산이 전반적으로 삭감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예산이 삭감된 세종도서(연간 900종) 지원 사업과 관련해 "예술위의 문학나눔(520종) 사업까지 합하면 연간 1천400종의 우수도서가 나온다"며 "우수도서 개념보다는 생계보조지원이란 생각이 들어 이런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한 파주 출판단지 지원 예산 삭감에 대해선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 기재부가 이쯤 되면 자립해야 한다고 판단해 변화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인촌 "문학은 우리 문화 원천…삭감 예산 내후년 재편성"
참석자들은 해외 진출을 위한 번역 지원, 국립한국문학관의 조속한 착공 등 각 협회와 기관의 현안에 대한 지원도 강조했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최근 프랑스 메디치상을 받은 한강,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등 해외 문학계에서 우리 작가들의 성과를 소개한 뒤 "유능한 전문 번역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번역 아카데미가 있지만 학원 수준이어서 번역 대학원을 설립하는 것이 과제이다.

번역원의 내년 예산도 14% 삭감됐는데 한국 문학이 주목받는 지금, 물이 들어올 때 동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문학관이 건립될 은평구 부지의 기부채납 문제가 지연되고 있는데, 내년에 첫 삽을 뜨고 조속한 건립이 추진될 수 있도록 주무 부처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전보삼 한국문학관협회장은 "문학관의 상주 작가 사업이 통합되고, 아카이브 사업 관련 예산도 없어져 문학관협회가 해체할 위기"라며 "특히 아카이브 사업을 통한 8만 건의 문학관 자료 중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작품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을 유산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 장관은 "한국문학관이 조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잘 정리해드리겠다"며 "한국문학관이 건립되면 한국문학관협회가 아카이빙한, 대표적인 문학계 자료를 이곳이 중심이 돼 정리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유자효 한국시인협회 이사장은 "프랑스와 일본 시인협회와 교류하고 있다"며 "한국시의 세계화가 목표로 번역과 교류 예산 지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정은귀 교수는 한국 문학 아카이빙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문학계에 진입한 작가를 끌어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문학계에 이어 이날 오후 웹툰 제작사 ㈜재담미디어 사무실에서 만화·웹툰 산업 육성 전략 수립을 위한 현장 의견을 청취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