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종양내과 교수./사진=서범세 기자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종양내과 교수./사진=서범세 기자
큐리언트는 다양한 적응증과 기전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트렌드에 맞춰 개발 방향과 전략을 발전시키며 꾸준히 연구개발을 이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 바이오텍입니다.”

최근 만난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종양내과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임상연구를 수행하며 본 큐리언트의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국내에서 폐암 환자를 가장 많이 진단하고 치료한 의사 중 한 명이다. 그는 서울아산병원 임상 연구 관리시스템을 비롯한 많은 의료정보사업에 참여하고, 폐암 신약과 관련한 임상 연구를 진행하면서 풍부한 현장 경험과 의료정보 시스템 분야에 오랜 노하우를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인 프로큐라티오를 직접 설립했다.

최 교수가 큐리언트와 인연을 맺은 건 2012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네틱스’에 비소세포성폐암 치료제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에 대한 내성 기전 중 ‘Axl 활성화에 의한 내성 기전’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면서다. Axl은 큐리언트가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항암제로 개발 중인 ‘아드릭세티닙(Q702)’이 저해하는 타깃 중 하나다.

이 발표로 Axl 저해제 개발붐이 일었고, 베르겐바이오, 톨레로, 다이이찌산쿄, 아라비브 등이 Axl 저해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Axl 저해제와 함께 Mer 저해제 개발도 진행됐다. 큐리언트 역시 2013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Axl과 Mer 이중 저해 프로그램을 도입해, 폐암 표적치료제 내성 극복을 위한 ‘Q701’의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기업들은 연구개발에서 모두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Q701 역시 Axl이나 Mer 저해제보다 우수했지만, 임상 개발까지 추진하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큐리언트는 파이프라인의 차별화를 위해 Axl과 Mer 저해 기전에 ‘CSF1R’ 저해 기능을 추가했다. Axl, Mer, CSF1R 삼중 저해제인 Q702를 만든 것이다. 최 교수는 큐리언트와 Q701, Q702의 EGFR 저해제 내성 극복 관련 연구 및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큐리언트는 Axl, Mer, CSF1R 세 가지 타깃을 동시에 저해하는 항암제 신약 파이프라인은 Q702가 유일하다고 강조한다. 회사는 Q702가 면역과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하는 계열내 최초(First-in-class) 항암제가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최 교수는 “다른 기업들은 개발을 중단하거나 포기한 상황에서 큐리언트는 개발 방향과 전략을 발전시키며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며 “임상 개발에서 후보물질의 여러 가지 가능성과 다양한 개발 방향을 고민하고 연구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것이 큐리언트가 가진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Q702가 가진 잠재력에 대해선 “큐리언트는 미국 머크(MSD)로부터 무상 공급을 받아 Q702와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개발하고 있다”며 “면역항암제의 기능은 키트루다와 같은 PD-1 항체와의 병용투여에서 두드러지지만, Axl 저해를 통해 섬유화를 호전하는 기전으로 특발성 폐섬유증(IPF) 적응증 대상의 개발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능은 Q702의 항암 효과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관련 효능에 대한 연구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했다.

큐리언트의 또 다른 주력 항암 파이프라인인 CDK7 저해제 ‘Q901’도 새로운 분야를 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 교수는 Q901의 폐암 임상 설계에 대한 연구도 맡았다. 그는 “많은 기업이 CDK7 억제제를 경구용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큐리언트는 2주에 한 번 투여하는 정맥주사(IV)로 개발 중”이라며 “경구용보다 환자의 위장관 부작용 문제가 훨씬 적으며, 특히 소세포폐암에서는 약효가 더욱 잘 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국내 임상 승인을 받아 조만간 소세포폐암 연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Q901 역시 키트루다와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큐리언트는 각기 다른 기전의 후보물질로 키트루다와 두 가지 병용요법을 개발 중이다. 회사는 Q901을 항체·약물접합체(ADC) 병용요법으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다양한 모달리티와의 접목을 시도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델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큐리언트는 항암제뿐만 아니라 다제내성결핵 치료제, 아토피성피부염 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국내 1호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기업으로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파이프라인의 다양화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춤으로써, 여러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약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1시27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