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이 도버스타인 커니 글로벌 IT 총괄. 커니 제공
니콜라이 도버스타인 커니 글로벌 IT 총괄. 커니 제공
“알타시아(Altasia) 시대에 한국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제조 관련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커니(Kearney)의 니콜라이 도버스타인 글로벌 정보통신 총괄 겸 커니 말레이시아 대표(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자동차 공급망은 복잡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알타시아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용어로 대안(altanative)과 아시아공급망(Asian supplychain)의 합성어다. 중국을 대신해 부상하는 아시아공급망을 뜻한다. 도버스타인 총괄은 “알타시아는 ‘중국+1’이 아니라 중국 의존도를 아예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과 기타 아시아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강해지고 있는 자국 중심주의와 관련해선 “아시아에선 세계화와 지역 블록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버스타인 총괄은 “아시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향후 3년간 증가할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자국 공급망 강화 정책은 세계화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 기업들이 디지털전환(DX) 수준에 대해선 ‘초기 단계’라는 게 커니의 평가다. 다만 “인력의 질과 기술 수준에 대해선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게 도버스타인 총괄의 분석이다. 그는 “선진국과 아시아 기업 간 인력 격차는 과장돼있고 대부분의 DX 기술은 활용이 어렵지 않다”며 “기업인들은 DX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고 ‘어떻게’ 채택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E, 즉 넷제로”라면서 “중국의 전기차 대중화, 인도의 수소 산업 육성처럼 기회를 잡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대국과 신흥국의 갈림길에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한국에 대해선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기술 혁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도버스타인 총괄은 “한국은 사이버보안, 핀테크, 재생가능 에너지, 미래기술 관련한 글로벌 기업을 배출해야 한다”며 “창업 시장의 활기를 높이면서 외국 우수 인재 유치를 통해 인력 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