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산업 기반 갖춘 여수시, 수소 도시 기반 구축에 박차
탄소중립 기술개발·투자 시급…수소 생산·유통 생태계 구축


[※ 편집자 주 :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산단)는 국가 기간 산업의 본산으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경쟁 격화, 원자재 가격 상승, 원료 수입 의존 심화 등 위기가 이어지면서 장기간 침체의 늪에 빠졌습니다.

대표적 탄소 배출 업종인 석유화학 업계는 수소로 대표되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소명도 안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여수산단의 위기를 진단하고 탄소중립 시대와 함께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해야 할 여수산단의 생존 방안을 제언하는 기사를 5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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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여수산단] ③ 탄소중립 시대적 과제…친환경 수소 주목
대표적인 탄소 배출 업종인 여수산단의 석유화학 업계는 대내외적 위기와 함께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했다.

기존 탄소 배출의 산업 구조를 탈피해 탄소 배출을 없애는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이제는 탄소 배출이 '제로'인 탄소중립 수준이 산업 생존과 직결될 만큼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현재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는 탄소중립이 친환경 지속 가능한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이 될 기회이기도 하다.

여수시와 산단 기업들은 수소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위기의 여수산단] ③ 탄소중립 시대적 과제…친환경 수소 주목
◇ 전 세계 친환경 전환 추세…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주목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주요 수입 제품에 탄소 배출량에 비례해 탄소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제도(CBAM)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은 소재·부품 등의 친환경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도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제로의 탄소중립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소재 활용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는 친환경 전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여수산단 기업들은 최근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에 나섰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의 하나로 친환경 에너지 수소가 주목받는다.

수소는 열과 전기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등 유해 물질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다.

특히 대규모 석유 정제시설을 갖춘 여수산단은 수소 산업의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

정유, 납사 분해 과정 등에서 엄청난 양의 수소가 발생하는 데, 이를 포집하고 저장,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이미 조성됐다.

국내 최대 정유·석유화학 단지를 갖춘 여수의 수소 생산량은 연간 66만t으로 울산(연간 94만t)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이 중 45만t이 석유화학 공정에서 만들어져 공장을 돌리는 데 다시 쓰이고 있다.

[위기의 여수산단] ③ 탄소중립 시대적 과제…친환경 수소 주목
◇ 수소 도시 여수, 배관망·생산기지 구축
여수시는 수소 생산량 전국 2위의 산업 여건을 기반으로 수소 산업 육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9년 수소경제 비전 '남해안권 수소 산업 중심도시'를 선포하고 2021년 수소 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 수소 산업 육성·지원 및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 제정 등을 추진했다.

전남에서는 처음으로 2020년 수소충전소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구축하기도 했다.

시는 2028년까지 여수·광양만권 석유화학·철강 기업의 안정적인 수소 생산·공급을 위한 수소 배관망(길이 62㎞)을 건설할 계획이다.

수소 관련 기업이 집적한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입주 기업에는 임대료 감면, 보조금 지원 등의 혜택을 줄 방침이다.

거문도, 초도 일원에는 청정 에너지원인 해상풍력 발전소와 연계한 수소 생산기지 구축을 구상 중이다.

묘도와 낙포부두에는 해외에서 수소를 들여와 산단에 공급하는 수소 항만도 조성한다.

2025년까지 수소차 1천400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를 5곳까지 늘리는 등 수소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위기의 여수산단] ③ 탄소중립 시대적 과제…친환경 수소 주목
◇ 탄소 아닌 수소를 연료로…생산·유통 생태계 구축
여수산단 기업들도 생산 시설의 연료 비중을 기존 탄소에서 수소로 전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연간 840만t의 탄소를 배출 중인 GS칼텍스는 탄소에서 수소를 만들어내고 이를 다시 연료로 쓰는 설비를 구축했다.

LG화학은 해외에서 생산한 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운반한 뒤 이를 NCC 공장의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G화학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알카라인 수전해 기술도 개발해 쓰고 있다.

SK가스, 롯데케미칼, 에어리퀴드코리아는 수소 물류 생태계 구축에 함께 나섰다.

GS칼텍스 관계자는 25일 "석유화학업계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을 기회로 반전시키며 새로운 혁신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며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기술 개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과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