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ICS 제조시설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로렌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ICS 제조시설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얻은 첨단 자동차 제조 기술을 다른 공장으로 확산해 생산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21일(이하 현지시간) HMGICS 준공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HMGICS가 당장 매출이나 이익에 도움이 되진 않는데도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계기'를 묻는 말에 "(HMGICS) 기술을 전 세계에 전파해 다른 공장에서 더 효율적으로 차를 생산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면 싱가포르 공장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이 셀(Cell)에서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검사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로봇이 셀(Cell)에서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검사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HMGICS에서 개발·실증한 제조 플랫폼을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 등 전기차 신공장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공장일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지아의 서배너 공장에 HMGICS에서 나온 기술이나 한국 의왕연구소 등에서 연구하는 자동화 기술 등이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싱가포르에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인재들이 많이 모이고 있어 많은 아이디어는 물론 공장 자동화를 통한 품질 향상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점이 많다"며 "이 부분에서 많은 기술을 습득해서 또 전 세계 공장에 많이 확산시키는 것이 저희 목표"라고 언급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시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시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정 회장은 "현재 차체나 도장 부분은 많이 자동화가 됐지만, 의장 쪽은 아직 많이 되지 않았다"며 "우리 다음 혹은 다음다음 세대에는 자동화가 많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에 그 부분에 대한 준비"라고 설명했다. 의장은 배관·배선 및 엔진 등 핵심 부품을 조립하는 과정을 말한다.
물류 로봇(AMR, Autonomous Mobile Robot)이 부품을 옮기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물류 로봇(AMR, Autonomous Mobile Robot)이 부품을 옮기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그러면서 "지금은 사람이 손으로 (로봇을) 직접 제조하지만, 미래에는 로봇을 로봇이 제조하게 된다"며 "사람은 그 로봇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제어하고, 모든 유지보수 등도 사람이 컴퓨터를 통해서 하게 되기에 그 부분을 연습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정 회장은 싱가포르 다음으로 고려하는 혁신센터 후보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특별히 없다"며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여기서 또 시행착오를 많이 하면서 노하우를 많이 쌓아가야 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자동차 공장일뿐 아니라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을 포함한 전체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며 "그래서 식당도 여기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혁신센터 내에 있는 스마트 팜의 모습.jpg.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글로벌 혁신센터 내에 있는 스마트 팜의 모습.jpg.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HMGICS 1·3층에 있는 '스마트 팜'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씨앗을 심은 뒤 로봇이 식물을 재배한다. 수확된 작물은 내년 3층에 문을 열 고객용 식당의 요리에도 쓰일 예정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