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부정류장서 착공식 개최, 국무총리·도지사 등 300명 참석
2026년 초 상업 운영 목표…환경단체, 착공식 규탄 집회 개최
"41년 숙원 풀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마침내 '첫 삽'(종합)
강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41년 만에 마침내 첫 삽을 떴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양양군은 20일 오후 2시께 서면 오색리 오색케이블카 하부정류장에서 착공식을 했다.

착공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양수 국회의원, 김진태 도지사, 시장·군수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도립무용단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경과보고, 영상 시청, 기념사, 축사, 착공 퍼포먼스, 삭도 보고 등 순서로 이어졌다.

한덕수 총리는 축사에서 "1980년대부터 추진해온 이 사업은 많은 갈등을 겪어왔지만, 지난 40년 가까이 계속된 문제들을 합심하여 풀어내고 공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강원도와 양양군은 약속한 환경 대책을 충실히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진태 지사는 "41년 동안 8번의 삭발 투쟁, 3번의 행정심판, 4번의 행정소송 등 정말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며 "대한민국의 보배 설악산은 우리 강원도가 그 누구보다 앞장서 보존하겠다.

이제 걱정하지 마시고 오색케이블카가 만들어 내는 설악의 비경과 동해의 풍광을 마음껏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등은 착공식 행사장 인근에서 규탄 집회를 열어 사업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환경단체는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는 양양 군민과 강원 도민에게 경제적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며 "환경과 경제를 파괴하며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게 놓아둘 수 없어 사업 허가 취소 소송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항의했다.

"41년 숙원 풀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마침내 '첫 삽'(종합)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1982년 10월 최초 계획 입안 이후 국립공원 내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는 점에서 환경단체 등의 극렬한 반대로 더디게 진행되다가 2015년 9월 내륙형 국립공원 삭도 설치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와 행정심판 등 지체와 추진을 반복하다 41년 만에 드디어 첫 삽을 떴다.

다만 아직 시공사 선정 등이 이뤄지지 않아 실제 공사는 내년 3월께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41년 숙원 풀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마침내 '첫 삽'(종합)
도와 군은 2015년부터 시작된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산양 서식지와 아고산대 식물 등 자연 및 생태환경에 대한 영향을 촘촘히 조사하고 꼼꼼하게 대책을 수립해 지난 2월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했다.

또 조기 착공을 위해 10개 중앙부처 등과 4개 분야 14개에 걸친 법령 인허가를 동시다발적이고 순차적으로 진행해 조기 착공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2015년 최초 설계 시 587억원이던 사업비는 물가 상승, 공법 변경, 건축비 상승 등으로 1천172억원(강원도 224억원·양양군 94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도와 군은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등 절차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 지방재정만으로 조기 준공해 연간 100억원가량의 수익을 창출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2025년 말까지 공사를 진행해 안전성 등 시험 운행을 거쳐 2026년 초 상업 운영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색∼끝청 하단부 3.3㎞ 구간을 운행하게 될 오색케이블카는 8인승 곤돌라 53대가 편도 14분 28초를 운행해 시간당 825명을 수송할 예정이다.

도와 군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운영될 경우 지역경제 유발효과 1천369억원, 933명의 고용 창출을 예상한다.

"41년 숙원 풀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마침내 '첫 삽'(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