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에 비친 피의자 모습(오른쪽 빨간 동그라미). 사진=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제공/연합뉴스
스크린도어에 비친 피의자 모습(오른쪽 빨간 동그라미). 사진=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제공/연합뉴스
지하철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서 잠든 취객의 휴대전화를 훔친 절도범의 범행이 지하철역 승강장의 스크린도어로 인해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를 지난 15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9월 26일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승강장에서 술에 취해 잠든 20대 남성의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같은달 28일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CCTV 바로 밑 사각지대에서 범행이 벌어진 탓에 범인의 신원을 특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경찰은 CCTV 영상 속 승강장 스크린도어 유리에 비친 A씨의 범행 순간을 포착해 냈다.

A씨는 지하철 이용객이 드문 심야인 데다 승강장 CCTV가 설치 안 된 사각지대인 줄 알고 범행했지만, 경찰은 스크린도어에 범행 장면이 비친 것까지 놓치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A씨의 인상착의를 파악하고 인근 지하철역 등지의 CCTV 80여대를 함께 분석해 신원을 특정했다. 이어 서울 시내 게임장, 찜질방 등 주요 배회 장소를 추적한 끝에 이달 6일 A씨를 체포해 이틀 뒤 구속했다.

A씨는 이미 동일 수법의 범죄로 9번 붙잡혀 6번이나 구속된 범죄 전력이 있다. 그는 지난 7월 출소해 일정한 주거나 직업 없이 서울 게임장 등지를 전전하다가 출소 62일 만에 또다시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수법범죄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여죄를 수사할 예정"이라며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끝까지 추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