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를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미국 국채 금리가 하반기 들어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몇 년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산업 및 금융시장협회에 따르면 미국 국외 개인 투자자와 각국 중앙은행 등 외국인이 보유한 미 국채 비율은 30%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의 약 43%에서 대폭 줄어든 수치다.

이유는 다양하다. 중국과 일본 등 한 때 미국의 주요 국채 투자자였던 나라가 점차 국채 투자 금액을 줄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 9월 미 국채 보유액이 7781억 달러로 전달보다 273억 달러 감소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이 8000억 달러를 밑돈 것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과 일본이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이는 것은 미국 국채를 팔아 얻은 달러로 자국 통화 가치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금리 정책에 따른 통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장기금리가 상한인 1%를 초과하더라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를 통해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투자자들이 미 국채에서 일본 국채로 눈을 돌릴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미 국채 공급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순 2조 달러의 신규 채권을 발행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차입한 것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규모다.
다만 유럽에선 미 국채 보유 규모를 늘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유럽 투자자들은 지난 12개월 동안 2140억 달러의 미 국채를 매입했다. 영국 투자 운용사 래스본즈의 데이비드 쿰스는 “미 국채는 여전히 놓치기에는 너무 좋은 투자처”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의 미 국채 매입은 중국과 일본의 매각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을 상쇄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박신영 특파원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