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진·실험미술·1989년 이후 미술 등 주제 다양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여러 곳에서 한국 미술현장과 교류 의사 밝혀"
미국 주요 미술관들 곳곳서 동시다발 한국미술 기획전
최근 미국 주요 미술관 곳곳에서 한국미술 전시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전시 주제도 1960∼70년대 실험미술부터 현대사진, 1989년 이후 현대미술 등 다양하다.

19일 미술계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애리조나대에 있는 사진전문기관인 투손 크리에이티브 사진센터(CCP)에서는 18일(현지시간) '기록과 경이: 한국현대사진'전이 개막했다.

내년 1월 27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작가를 중심으로 1990년대 이후 한국 사회와 관계된 사진들이 소개된다.

권도연과 김미현, 김승구, 김옥선, 김태동, 니키 리, 박진영, 방병상, 오형근, 이선민, 윤정미, 정주하 등 12명 작가 작품 8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는 작품 설명문이 한국어와 영어, 스페인어 3개 국어로 제공된다.

토드 투부티스 CCP 관장은 "CCP 전시장에 한글이 게시되는 최초의 전시인 만큼 CCP 안팎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샌디에이고미술관(SDMA)에서는 한국 전통회화가 한국인의 삶에서 담당한 역할과 동시대 미술에 미친 영향을 소개하는 '생의 찬미'전이 열리고 있다.

SDMA가 여는 첫 한국미술 주제 기획전이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 '생의 찬미'전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 관객을 고려해 일부 내용을 재구성했다.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벽사'와 복을 불러들이는 '길상', '교훈', '감상'을 주제로 19세기 초부터 20세기 초의 전통회화를 비롯해 동시대 작품까지 34명 작품 50여점을 전시한다.

작품 설명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제공한다.

미국 주요 미술관들 곳곳서 동시다발 한국미술 기획전
미국 뉴욕의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한국실험미술전이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 공동 기획으로 올해 5∼7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렸던 '한국 실험미술 1960-1970년대' 전시의 순회전이다.

한국 전시와 같은 규모와 내용으로 29명 작가 작품 80여점과 자료 30여점을 전시 중이다.

전시 기간에는 참여 작가들의 퍼포먼스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건용의 '달팽이 걸음'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 17∼18일에는 성능경의 '신문읽기'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12월에는 김구림의 '생성에서 소멸로' 퍼포먼스가 예정돼 있다.

이 전시는 내년 1월 7일까지 열린 뒤 2월 11일부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해머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된다.

뉴욕의 또 다른 대형 미술관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에서도 이달 7일 '계보: 메트의 한국 미술'전이 시작됐다.

메트의 한국실 설치 2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메트 소장품과 리움미술관 등에서 대여한 작품 등 12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국 주요 미술관들 곳곳서 동시다발 한국미술 기획전
필라델피아의 필라델피아 미술관은 지난달 10일부터 '시간의 형태: 1989년 이후 한국 미술전'을 열고 있다.

강서경과 김계옥, 김주리, 마이클 주, 박찬경, 서도호, 손동현, 신미경, 유니 킴 랑, 장지아, 함경아 등 한국계 미국 작가와 한국 작가 28명이 참여한 전시다.

신미경과 김주리는 미술관의 의뢰로 제작한 커미션 작품을 출품했다.

전시는 1996년부터 미국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우현수 소장품 담당 부관장이 공동 기획했다.

우 부관장은 앞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이처럼 대규모로 한국 현대 미술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라면서 "지난 30년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 높이려는 노력과 함께 대중문화의 힘이 겹치면서 큰 파도를 몰고 온 것 같다"고 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여러 곳에서 한국 미술 현장과 교류하려는 뜻을 밝혀 왔다"면서 "그만큼 한국미술과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요 미술관들 곳곳서 동시다발 한국미술 기획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