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야 가지마"...시진핑 언급에 美동물원 반색
미국 동물원에서 사랑을 받던 판다의 중국 반환이 다가오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판다 외교' 재개를 시사해 동물원 측이 반색을 나타내고 있다.

시 주석이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기업인들과 만찬에서 "판다 보전을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며, 양국 국민의 우호 관계를 위해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희망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17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보도됐다.

중국 태생의 판다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방중으로 양국 데탕트 시대가 열린 1972년 처음 미국 땅을 밟았다. 워싱턴DC에 처음으로 보낸 판다가 인기를 끌자 중국은 미국의 다른 지역에도 판다를 임대하기 시작해 한때 미국 내 판다의 수는 15마리까지 불었다.

그러나 양국 관계가 악화되에 따라 중국이 멸종보호종 보전을 이유로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미국에서 판다가 떠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8일 워싱턴DC 국립동물원의 암컷 메이샹과 수컷 텐텐, 새끼 샤오치지가 중국으로 반환되고 나서 현재 미국 내 판다는 애틀랜타 동물원에만 남아 있다. 이 곳의 판다들도 내년 중 임대 계약이 만료되면 중국으로 돌아가기로 돼 있다.
"판다야 가지마"...시진핑 언급에 美동물원 반색
이런 와중에 시 주석이 판다 외교를 재개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미국 동물원과 전문가들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 주석이 거론한 캘리포니아의 대표적 동물원이자 2019년까지 판다를 보호했던 샌디에이고 동물원 역시 희망을 갖게 됐다. 폴 배리볼트 샌디에이고 동물원 야생동물 연합 대표는 "우리 팀은 다음 세대 자이언트판다를 우리 동물원에 맞이하고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파트너와 협력하는 한편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지구 보호의 영감을 불어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니얼 애쉬 동물원·수족관 협회 대표는 "꽤 강한 언급으로 보인다"며 "매우 고무적이고 다음 단계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학교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의 발언은 동물보호단체를 상대로 판다 교환에 대해 '청신호'를 준 것"이라며 "내가 국립동물원 관계자라면 중국 측에 협상 진전에 대해 이야기를 꺼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중국에서 판다가 미국으로 올 수 있을지, 그게 언제가 될지를를 예상하긴 아직 이르다. 전문가들은 시설의 지위와 명성, 판다 보호 경험 등을 고려할 때 민간이 아닌 국립동물원이 우선권을 갖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립동물원 측은 협상 상황에 대한 언급이나 시 주석 발언에 대한 논평을 자제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